검은 물 위에 비친
붉은 달빛 아래
갈대수풀 사이로 난 걷고 있네
비는 오지 않지만
내 몸을 적셔오는
붉은 빛으로 물든 안개 속에
아직도 난 믿을 수 없어
다신 나갈 수 없다는 걸
이 붉은 달빛 아래
누군가 곁에 있어
보이지 않을 뿐
여섯 개의 눈으로 날 보고 있네
갈라진 틈 사이로
아련히 보이는
어제까지 내가 있던 그 언덕엔
아직도 난 믿을 수 없어
다신 나갈 수 없다는 걸
이 붉은 달빛 아래
아직도 난 믿을 수 없어
다신 나갈 수 없다는 걸
이 붉은 달빛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