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를 지나는 아드리안느에게 ( 전소영 )

전향미


내 너를 만나기 위해서
오늘도 갯바위에 올라서 있다
불덩이를 밀어 올리며 지나간다는 소기을 듣고
흐린 수평선이 보이는 바다의 언덕으로 걸어 나왔다.
밀물과 썰물로 몸을 닦으며
오늘은 갯벌을 퍼 올리던 가슴으로 너를맞이하고 싶다.
뻘 묻은 옷소매가 바람에 흔들리면
애련의 눈빛으로닻을 내리는 아드리안느
네가 지나가지 않는 날은
발목까지 뻘을 묻히며 썰물의 끝까지 걸어나가
싱싱한 갯낙지를 태 올리고 싶다.
미역을 헹굼질하던 파도를 그리워하며
빈 잔에 열망의 바다를 채워 마시고 싶다
석양이 산을 넘을 때까지
등대를 찾아오는 아드리안느를 기다리면서
두눈이 아리도록 흐려지는 수평선을 바라보다가
나는 아드리안느의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올라서 있겠지
닻 없이 흐르는 바다 아쉬움의 침대를 덮는 밤
등대를 지나는아드리안느의 기별이 오면
어두운 물 길 위에 항해의 빛을 놓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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