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령

지창수

장타령〈각설이타령〉 - 지창수

얼씨구나 들어간다
절씨구 씨구 들어간다
각설이 품바타령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어
기왕이면 이래뵈도
정승판서 자재로
팔도나 감사를 마다시고
돈 한푼에 팔려서
각설이로 돌아왔네
지리고 지리고도 잘한다
품바도 더 잘한다
네 선생이 누구실까
나보다도 잘한다
시전서전 읽어느냐
유식하게도 잘한다
지리고 지리고도 잘한다
품바나 하고 더 잘한다
앉은 고리는 등고리
선 고리는 문고리
뛰는 고리는 개구리요
한발가진 깍귀요
두발가진 까마귀요
세발가진 통노귀요
네발가진 당나귀
먹는귀는 아귀라
지리고 지리고도 잘한다
품바도 더 잘한다
기름똥이래도 먹었는가
미끌 미끌 미끌 잘한다
뜬물똥이래도 먹었는가
걸찍 걸찍하게 잘한다
지리고 지리고도 잘한다
품바도 더 잘한다
하나님이 주신
우리나라는
평평 옥토가 위안인가
높은데 갈면 밭이되고
낮은데 갈면 논이된다
봄 돌아오면 소를 몰아서
상평 천지는 논밭 갈고
씨를 뿌려 덮어 놓으니
에루화 좋구나 싹이 튼다
가을이 오면 추수하여
오곡 백곡을 쌓아 놓고
아들 딸 삼남매
옹기종기 모여서
햅쌀공밥이 맛있구나
풍년일세 풍년일세
이댁 가정에 풍년일세
올해 풍년 들었구려
자! 하! 지타령 들려간다
굴러간다 굴럼바지
내려간다 나름바지
올라간다 올름바지
아이바지 댁념바지
계집바지 통바지
할베바지 잠배이바지
할머지바지 고쟁이바지
저간다 싸게바지
봄바지는 홋바지
여름바지는 모시바지
가을바지 겹바지
겨울바지는 솜바지
양복바지
짧은바지 미니바지
신사바지 주름바지
건달바지 청바지
진짜바지 아바지구나
지리구도 잘한다
지타령 들어 간다
통통타령 들어간다
서울장안에 남대문통
서대문통에 광화문
원산에 거물통
길가에 휴지통
건방진놈 대갈통
미친바람에 날아통에
밥통 술통 간장통
골통 꿀통 저금통
두통 치통 물통
통나무통 장구통
할머지통 할아버지통
영자통 니통 내통 국장통
된장통 간장통
니가잘나 일색이냐
내가 못나 바보더냐
잘난 사람 있으며는
못난 사람 있고
못난 사람 있으며는
잘난 사람도 있는데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못난 사람 잘난 사람
병신이라고 한탄 마소
병신이라고
손꾸락질 하지 마소
이게 모두 타고 난 등신
이런 등신 또 있나요

사람나고 돈 났냐
돈나고 사람났냐
잘난 사람 못난 사람
오늘 여기 오신 여러분들
이런 각설이가 있으니
여러분도 재밌고
여러분이 있으니까
각설이도 하오
각설이 마음 들어 보시오
오늘 여기 오신 여러분
일년은 열두달
삼백육십일
하루 하루 가드래도
몸들 건강하시고
만수무강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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