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순누이
앨범 : Monsoon Nui 3

Nui Obidil 밀물에 젖어 드는 게 낫지 싶어 발목에 휘감기는 노을을 냅둬 봤지
자칫 깊어질수록 두려움 커질까봐 시끄런 육지를 등진 채로 일몰을 맞지
질퍽해진 갯벌에 침전되는 악취 시펄 드디어 생의 복판에 와 있다
바람에 휘청 이며 힘겹게 켜진 라이터 불꽃이 불안을 태우다 금 새 꺼질 것 같아
가끔의 환희와 뜻밖의 환멸이 질척이며 들락거리는 뻘에 푹 빠질 찰나에 쪽배를 내몰아
검지를 깨물어 검은 피를 제물로 흘려보내 농밀한 바다에 어망과 허망을 덧대
계속 출렁거림에 멀미난 듯해 꽤 멀리 간 그 끝에 걸쳐진 그 때에 썰물처럼 빠지던 여남은 의태어
Monsoon Aitia 거친 파도 move back and forth 난 또 휩쓸려 숨 막힌 이곳은 마찰과 충돌 뿐
딱히 그 무엇을 바라진 않았어 붉은 저녁의 노을을 기다렸을 뿐 인간의 껍질을 한 꺼풀 벗기는 이 출렁임이 멎기를
억겁의 시간 끝에 맞은 찰나의 안식 코끝이 찡하도록 비릿한 내음 아득한 저 어딘가로 빠져드는 canal
불타는 목마름은 잡념 속의 번뇌 이대로 소리 없이 소멸할 수 있을까 질퍽임과 하나 되어 녹아내릴 수 있을까
차올라 귓가에서 웅웅대는 잡음 절대적으로 상대적인 시간의 짧음 틈을 후벼 파는 물의 흐름은 커져
팽개친 퍼즐처럼 산산이 흩어져 아물다만 상처는 도져 붕괴된 몸은 무저갱으로 파묻혀 난 또 휩쓸려
다시 거친 파도 move back and forth 젠장 숨 막혀 이곳은
Nui Obidil 그래 숨 막혀 이곳은 닻을 놓을 수 없도록 하는 건 조수가 이룬 모순 이 봐 몬순
이맘때쯤 포화된 플랑크톤의 밤 비린 소금기 이맘때쯤 빠듯한 번화가 속 외투는 몽땅 벗어 버린 채
물밀 듯 떠나가소 저 멀리 시퍼렇고 시뻘건 체재로 정적이며 포악한 거친 대해로 매번 자세히 봐도
비슷한 기슭과 익숙한 빛일 뿐 또 다른 코스로 떠나보소 어제의 티를 벗고 배시시 웃는 수평선 위로 뜬 것은
필시 계시지 기껏 지닌 것은 영광과 수치 한 웅큼 그래 미련 없이 떠나소 술 취한 춤꾼처럼 두 손 휘저으며
물먹어도 괜찮은 생은 한바탕 질퍽한 흔치 않은 꿈
Monsoon Aitia 혀끝에서 맴돌다 부르지 못한 이름 철썩 파도소리에 슬쩍 삼켜본다
내 목소리도 너에게 닿지 않아 맴돌아 다시 나에게 온다 파악해본다 정처 없이 떠다니는 나의 좌표를
어차피 저당 잡혀놓은 삶이라면 어디라도 흘러가지 flow에 맡겨둔 채 hitchhike
이 맘 때쯤엔 닻줄을 전신을 감싸는 알싸한 비릿함 익숙한 멜로디로 흥얼대는 느긋한 어부의 체취
빠져나간 물과 함께 시작됐지 또 다른 스타일의 삶의 모습 이곳은 서로 다른 생이 공존하는 모순의 코스모스
그 무엇을 택할 텐가 쉽지 않은 문제 욕망의 어망을 던지며 댓가를 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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