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연인의 이름은 울보였습니다.
그녀의 머리는 항상 헝클어져 있었습니다.
빗질하지 않은 손으로 쓸어버리는
그 모습이 그래도 나는 좋았습니다.
만져주려면 더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는
억지가 좋았습니다.
울보야 넌 참 얼굴이 동그랬었지
키는 아주 조그만 했지만 귀여웠었지
해바라기가 빙글 도는 어느 가을날
넌 나만 홀로 두고 훌쩍 떠났지
가을 하늘 푸른 하늘
꽃구름 속에 울보가 웃는다
울보야 바보야 나의 소녀 울보야
울보야 바보야 나의 사랑 울보야
잘 때는 베게 맡에 너의 사진을 두고
꿈속에 너와 만나 얘기를 하던
그 꿈도 이제는 모두 다 사라져 버리고
아침 햇살 방긋 웃는 오늘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