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야 한다.
해마다 나고 죽은 풀잎들이
잔잔하게 깔아놓은 낱낱의 말을 들으러
피가 도는 짐승이듯
눈물 글썽이며 나를 맞아 줄
산이며 들이며 옛날의 초가집이며
붉게 타오르다가는 잿빛으로 식어가는
저녁 놀의 울음 섞인 말을 들으러
지금은 떨어져 땅에 묻히었으나
구름을 새어나오는 달빛에 몸을 가리고
어스름 때의 신작로를 따라나오던
사랑하는 여자의 가졌던 말을
그러면 나이 먹지 않은 나의 마을은
옛 모습 그대로 나를 받으며
커단 손바닥으로 얼굴을 닦아 주고
잊었던 말을을 모두 찾아 줄
슬픔의 땅, 나의 리야잔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