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달 진 詩
1
푸른 나뭇잎 나뭇잎 사이로
말간 가을 하늘 우러러보면
어디서 오는 가느란 바람이기에
꽃잎처럼 흔들리는 임의 그 모습
2
아. 내 마음 어떻게 두어야 하리까?
너무나 작고 더러운 존재오라.
영혼의 속속들이 눈부시는 빗 앞에
화살 맞은 비들기긴 양 날개만 파득일 뿐
3
사랑이 되고 안 되고사
오로지 임에게 매이었고
마주 앉아 말 주고 받는 인연
오백생(五百生 ) 깊음이 느꺼 자랑스럽네.
4
창 밖에 궂은 밤비소리 들으면
풀숲에 숨어 있는 한 마리 벌레가 되어
울지도 못하는 외로운 가슴.
홈초롬 이슬밭에 얼어 새우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