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가 - 박동진
임술지 추칠월 기망 (壬戌之 秋七月 旣望)에
적벽강 (赤壁江)에 배를 띄우고
임기소지 (壬其所之) 노닐 적
청풍 (淸風)은 서래 (徐來)허고
수파 (水波)는 불흥 (不興)이라
술을 들어 객 (客)을 주며
청풍명월 읊조리고 요조지장 (窈窕之章) 노래헐 제
이윽고 동산에 달이 떠 두우간 (斗牛)을 배회하고
백로는 횡강 (橫江)하고 수광 (水光)은 접천 (接天)이라
가는 곳 배를 맡겨 만경창파로 떠나갈 제
호호 (浩浩)한 빈 천지에 바람 맞난 저 돛배는
그칠바를 몰라 있고
표표 (飄飄)한 이 내 몸은 우화등선 (羽化登仙) 되었구나
취흥 (醉興)이 도도 (陶陶)하여 뱃전 치며 노래할 제
그 소리에 하였으되 계도혜 (桂棹兮) 난장으로
격공명혜역류광 (擊空明兮 逆流光)이로다
묘묘혜여회 (渺渺兮餘懷)여
망미인혜 (望美人兮)이 천일방이로다
퉁소로 화답허니 그 소리 명명 (鳴鳴)하여
여원여모여읍여소
여음 (如怨如慕如泣如訴如音)이 요요하야
실같이 흘러가니 유학 (幽壑)에 잠긴 어룡 (魚龍)
흥에 겨워 춤을 추고
고주 (孤舟)의 이부들은 망부한 (望夫恨)을 못이겨라
추연히 일어 앉어 옛일을 생각하니
만사 (萬事)가 꿈이로구나
월명성희 (月明星稀) 오작 (烏鵲)이 남비 (南飛)하니
조맹덕이 지은 시요
서망하구 (西望夏口) 동망무창 (東望武昌)
산천이 상무 (相繆)하여 울울창창하였으니
조맹덕이 패 (敗)한 데라 형주 (荊州)를 파한 후에
강릉으로 내려갈제 축로는 일천리요
정기 (旌旗)는 폐공 (蔽空)이라
창을 빗겨 술 마시고 글 지어 읊을 적에
일세영웅이라 하건만은 이제 간 곳 모를레라
후세에 태인 몸이 강상에 고기 낚고
산간에 나무하고 어하 (漁蝦)로 짝을 삼고
미록 (미鹿)으로 벗을 삼아 울울한 장부 뜻을
술잔에 의지코자 기부유어천지 하니
묘창해지일속 (渺蒼海之一粟)이라
무궁한 천리장강 어이 아니 부러우랴
이 몸이 신선되어 강상명월 이 가운데
장생불로 못할 일을 한없이 슬퍼하여
퉁소로 붙임이라
아서라 모두 취담 (醉談)일다
유유한 세상사를 덧없다 한을 말고
그윽히 눈을 들어서 우주를 살펴보라
쉬지 않고 흐르는 물 간다한들 끊어지며
기울었다 돋는 달 아주 소장 (消長)되단말가
덧없다 볼작시면 천지가 일순 (一瞬)이요
변함없다고 생각하면 만물이 소생이라
용지무갈 (用之無竭) 취지무금 (取之無禁)
하나님의 무궁한 조화여든
무엇이 서러워 탄식을 헐가나
세잔갱작 (洗盞更酌)을 하여 거드렁거리고 놀아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