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서 제일 큰 길로 내가 걸어간다
키가 조금만 더 컸으면 좋겠네 하면서
우리 동네에서 제일 넓은 길로 내가 뛰어간다
언젠간 나도 점잖게 콧수염을 기를거야
구멍가게 앞엔 오늘도 배추가 쌓여있네
홍당무를 사시는지 옆집 아줌마가 서 계시네
비디오 가게는 언제나 문이 꼭 닫혀있어
그 속에 비밀스런 얘기가 숨어있는 것만 같애
약국 유리창엔 썬그라스 아가씨
왜 웃고 있는지 알쏭 달쏭하네
아직 모르는 건 매일 보는 우리동네 사람들
그래도 언제나 만나면 반가운 사람들
우리 동네에서 제일 큰 길로 내가 걸어간다
어느 누구라도 좋으니 만나고 싶은데
우리 동네에서 제일 넓은 길로 내가 뛰어간다
혼자만 간직해왔던 그 애 뒷모습만 같애
담배 가게 털보아저씨 내 손을 잡으시곤
어딜 가느냐 아빠 들어오셨냐 자꾸 물으시네
아랫집 아저씨 한 손에 동태 들고 오시는데
무언지 기분 좋은 일이 있었던 것 같으시네
어린 아이들은 땅거미가 지도록
자전거 타면서 이리저리 부딪는데
네가 알고 있는 매일 보는 우리동네 사람들
언제나 바쁠 때 부르네 창완아 창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