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달픈

배기성


가을이 차갑게 내 볼에 스치면
졸린 듯 눈이 감기네
따뜻한 너의 손 포근한 가슴에
내 맘도 함께 따뜻해지네

그땔 기억하니 여기 자리에서
한참을 울었었잖아
싫어졌다 떠나라고 말하면서
우린 두 손을 놓지 못했어

바람이 지나가고 어느덧 겨울
서로 사랑은 하지만
점점 닮아져 가는 너의 습관들과
이상한 말투 그리워져 가

이젠 보고 싶어도 너를 만나도
넌 다른 사랑에 점점
더 나를 지워가며 살겠지
웃으면서 만나도
옛날처럼 우리는 아니야

정말 정말 사랑했었단 것보단
지금의 사랑이 더 중요해
그 사랑이 너에게 진정
행복할 때 우리 그때까지만 살자

손가락 사이로 내비친 하늘이
내 눈을 어지럽히네 눈이 부셔
눈물이 자꾸 흐르면
널 쳐다볼 수가 없잖아

이젠 보고 싶어도
너를 만나도
넌 다른 사랑에 점점
더 나를 지워가며 살겠지
웃으면서 만나도
옛날처럼 우리는 아니야

아름다웠었던
추억들마저도 너에겐
오히려 그 사람에겐
슬픈 짐이 될 거야
우연히 또 만나면
너의 사랑 내가 가져갈게

먼 훗날 추억을
다시 꺼내며 그러겠지
아마도 널 사랑했고 그리웠다고

이젠 보고 싶어도
너를 만나도
넌 다른 사랑에 점점
더 나를 지워가겠지
웃으면서 만나도
옛날처럼 우리는 사랑을 못 해

정말 정말 사랑했었어
가슴이 벅차서
눈물도 많이 감춰가며 살았어
우리 늙어 만나면
정말 사랑했었다 말해줘

행복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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