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28.

음악도시

그 남자...♂

"야, 너 잘 만났다~ 너 요즘 연애한다면서?
야, 난 있잖아, 그... 이제껏 기적은 믿지 않았었다?
근데 요즘 믿잖아~ 이건 완전 미라(클)... 아!!! 아우~ 야, 아퍼!!!
야, 너 걔도 그렇게 때리냐? 씨...
아아아아~ 알았어, 알았어~ 때리지마~
아니... 아이~ 실은... 내가 뭣 좀 물어보려고...
그래도 니가 그... 왜 일종의 여자~잖니? 서류상으로는...
그래서 말인데~ 야, 여자들은 왜 그러냐?
아니, 다음 주에 내 여자친구 생일이거든? 그래서 내가 뭐 사줄까 물어봤어요~
아니, 그랬더니 이따만한 꽃다발을 들고 자기 사무실로 찾아오라는 거야~
그래서? 아, 그래서... 야, 근데 내가 창피하게 그게 무슨 짓이냐고 그랬지~ 죽어도 못한다고...
그랬더니 어우~ 눈을 이렇게 쫙 찢어가지고 딱 바라보는데 불빛이 오휴~
아니, 지가 무슨 엽기적인 그녀냐고~ 어?
야, 내가 뭐 꼬, 꽃을 사야되? 남자 혼자? 어? 꽃집 가서?
야, 그리고 그걸 들고 걔 회사를 어떻게 가냐? 씨... 내가 꼭 가야되?
아, 내가 왜 그래야되? 어?
아, 야~ 또 있어!
어제는 또 분위기 좋게 잘 있다가 갑자기 내 얼굴을 똑바로 보더니만
아니, 나보고 무슨 나중에 가운데 머리 숭숭 빠지더래도 옆머리 길러가지고 널고 다니진 말라는 거야~
그러면서 내 새끼 손가락을 막 걸라는 거야~
아, 나~ 그게 무슨 짓인 거냐... 갑자기 그게 무슨 짓이냐고~
그리고 내가 왜 그런 걸 갑자기 약속해야 되?"

그 여자...♀

"왜 약속해야 되긴?! 사랑하니까 그러~지~
생각을 해봐~ 오늘 만났다 내일 헤어질 사이면 그런 말 하겠어?
그럴 거면 그 사람이 30년 후에 옆머리 길러서 머리에 널든 말든,,, 배가 바지 위로 후루룩 넘쳐 흐르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냐고~
즉, 그 말은 30년 후까지도 너를 사랑하겠다는! 일종의 약속이라는 거지~
회사 앞으로 꽃다발 들고 오라는 것도 마찬가지...
너를 자랑하고 싶다는 거야~
'내 남자친구다~! 멋있지? 거기다 이렇게 날 사랑한다~!'
어떻게 그 갸륵한 마음을 몰라줘?
생각을 해봐! 그게 다 니 여자친구니까... 응? 눈에 뭐가 씌였으니까 그러는 거 아니겠어?
솔직히 니 외모... 맑은 눈에 맑은 정신이면 자랑스러워 하긴 힘들어요...
하여튼 남자들은 사랑을 할 줄도 몰라요~ 아이~
맞어! 야, 너 나도나도 그거 하나만 물어보자~
너도 주유소 포인트 카드에 목숨 거냐?
아니, 남자들은 그거 왜 그래? 기름 다 떨어져서 차가 설라 그러는데 왜 꼭 그 주유소에만 가야되?
그럴 거면 차라리 술값을 아끼는 게 낫지 않어? 어?
그리고 어? 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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