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길

김해원

불 길이 치솟아 올라 나의 마음 한복판에서
기억들은 파편이 되어 땔감이 되어 타버리네
모닥불 잠시 쬐다 잃어버린 사진이네

어두워진 거리에는 내 마음의 불씨가 없네
바람은 너무 춥고 날카롭게 창문 밖을 서성이기만 하네

내 마음에 눈이 내려와 흔적 위에 쌓이네
연기를 바라보네 마음 속을 들춰보니

지붕만 남은 내 어릴 적 집과 화면이 없는 텔레비전뿐이었네

바다 한가운데 나의 집이 떠내려가네
내 전부를 그렇게 잃었어
내 전부를 그렇게 잃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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