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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앞에 (시인: 박두진) 장유진

♥♥ 당신의 사랑 앞에 -박 두진 詩 말씀이 뜨거이 동공에 불꽃 튀는 당신을 마주해 앉으리까 라보니여. 발톱과 손바닥과 심장에 생채기 진 피 흐른 골짜기의 조용한 오열 스스로 아물리리까 이 상처를 라보니여.

당신의 사랑 앞에 (시인: 박두진) 장유진

당신의 사랑 앞에 - 박두진 시 말씀이 뜨거이 동공에 불꽃 튀는 당신을 마주해 앉으리까 라보니여. 발톱과 손바닥과 심장에 생채기 진 피 흐른 골짜기의 조용한 오열 스스로 아물리리까 이 상처를 라보니여.

가던길 멈추고 (시인: 박두진) 장유진

★ 가던 길 멈추고 (마의 태자의 묘를 지나며) -김해강 詩 골짝을 예는 바람결 처럼 세월은 덧없어 가신지 이미 천년 한(恨)은 길건만 인생은 짧아 큰 슬픔도 지내다니 한 줌 흙이려노 잎지고 비 뿌리는 저녁 마음 없는 산새의 울음만 가슴 아파 천고(千古)의 씻지 못할 한 어느곳에 멈추신고 나그네의 어지러운 발끝에 찬이슬만이 채어 조각구름...

가을편지 (시인: 이해인) 장유진

가는 곳마다에서 나는 당신의 눈빛과 마주 칩니다. 가을마다 당신은 저녁노을로 오십니다. 3 말은 없어지고 목소리만 살아남는 우리들이 가을. 가는 곳마다에서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그 목소리에 목숨을 걸고 나는 나의 푸른 목소리로 나는 오늘도 당신을 부릅니다. 4 가을의 그윽한 이마 위에 입맞춤하는 햇살.

송가 (시인: 양명문) 장유진

아가(雅歌)- 되도록이면- 나무이기를, 나무 중에서도 소나무이기를, 생각하는 나무, 춤추는 나무이기를, 춤추는 나무 봉우리에 앉아 모가지를 길게 뽑아 늘이우고 생각하는 학이기를, 속삭이는 잎새며, 가지며, 가지 끝에 피어나는 꽃이며, 꽃가루이기를 어디서 뽑아 올린 것일까 당신의 살갗이나 뺨이나 입시울에서 내뿜는 그것보다도 훨씬 더 향기로운

균열 (시인: 이호우) 장유진

균열(龜裂) - 이호우 시 차라리 절망을 배워 바위 앞에 섰습니다. 무수한 주름살 위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 바위도 세월이 아픈가 또 하나

가을문안 (시인: 김종해) 장유진

한밤에 떠 있는 우리의 별빛을 거두어 당신의 등잔으로 쓰셔요. 깊고 깊은 어둠속에서만 가혹하게 빛나는 우리의 별빛 당신은 그 별빛을 거느리는 목자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요. 종루에 내린 별빛은 종을 이루고 종을 스친 별빛은 푸른 종소리가 됩니다. 풀숲에 가만히 내린 별빛은 풀잎이 되고 풀잎의 비애를 다 깨친 별빛은 풀꽃이 됩니다.

가을문안(시인: 김종해) 장유진

한밤에 떠 있는 우리의 별빛을 거두어 당신의 등잔으로 쓰셔요. 깊고 깊은 어둠속에서만 가혹하게 빛나는 우리의 별빛 당신은 그 별빛을 거느리는 목자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요. 종루에 내린 별빛은 종을 이루고 종을 스친 별빛은 푸른 종소리가 됩니다. 풀숲에 가만히 내린 별빛은 풀잎이 되고 풀잎의 비애를 다 깨친 별빛은 풀꽃이 됩니다.

봄 아침 (시인: 이해인) 장유진

♠ 봄 아침 ♠ 창틈으로 쏟아진 천상 햇살의 눈부신 색실 타래 하얀 손 위에 무지개로 흔들릴 때 눈물로 빚어 내는 영혼의 맑은 가락 바람에 헝클어진 빛의 올을 정성껏 빗질하는 당신의 손이 노을을 쓸어 내는 아침입니다 초라해도 봄이 오는 나의 안뜰에 당신을 모시면 기쁨 터뜨리는 매화 꽃망울 문신(文身) 같은 그리움을 이 가슴에 찍어

기도서 (시인: 추영수) 장유진

5 주여, 비워 주시옵소서, 당신의 빛항아리 만큼이나 온전히 비게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당신을 뵙게하여 주시옵고 당신을 담게 하여 주시옵고 당신에 물들게 하여 주시옵고 당신을 노래하게 하여 주시옵고 그리하여 참 나를 보여 주시옵고 그리하여 참 내 여정을 짐작케 하여 주시옵고 6 주여, 창밖 마른 나뭇가지가 하느님 은총으로 물기를

조국 (시인: 정완영) 장유진

♣ 조 국 -정완영 시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 마디 에인 사랑 손 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가을 문안 (시인: 김종해) 장유진

한밤에 떠 있는 우리의 별빛을 거두어 당신의 등잔으로 쓰셔요. 깊고 깊은 어둠속에서만 가혹하게 빛나는 우리의 별빛 당신은 그 별빛을 거느리는 목자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요. 종루에 내린 별빛은 종을 이루고 종을 스친 별빛은 푸른 종소리가 됩니다. 풀숲에 가만히 내린 별빛은 풀잎이 되고 풀잎의 비애를 다 깨친 별빛은 풀꽃이 됩니다.

마리아 (시인: 이해인) 장유진

♠ 마 리 아 ♠ 투명한 가을하늘 마리아를 부르면 해 뜨는 마음 가난해서 뜨거운 우리네 소망의 촛대 위에 불을 켜는 어머니 쉬임 없이 타오르는 주홍빛 불길 두 손에 가득 받아 언 마음을 녹인다 깊은 산골짜기 산나리 향기 먹고 담담히 흘러가는 물 같은 여인의 사랑 맑은 물 가슴에 차서 쓰디쓴 목마름을 씻어 없앤다 가을꽃 피어나는

살아 있는 날은 (시인: 이해인) 장유진

♠ 살아있는 날은 ♠ 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깍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 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 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깍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살아 있는 연필 어둠 속에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

황홀한 고백 (시인: 이해인) 장유진

내가 당신을 사랑 한다는 말은 한 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 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거대한 밤하늘이다. 어둠속에서도 훤히 얼굴이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마디의 말.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인가. 우리가 서로 사랑한 다는 말은.

큰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6 (시인: 이해인) 장유진

단 하나의 기쁨이 되어주실 당신의 모습조차 지금은 희미해졌습니다 잔뜩 성이 난 표정으로 당신을 기다리다가 일그러진 내 얼굴이 미워져서 다시 울었습니다 하오나 주여, 당신을 향해 밝혀 둔 내 의지의 촛불이 다 탔을 제, 어쩌면 이리도 나를 몰랐을까, 가리고 싶은 부끄러움.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시인: 조병화) 장유진

눈치를 보면서 눈치를 보면서 걸어야 하는 거리 연애도 없이 비극만 깔린 이 아스팔트 어느 잎파리 아스라진 가로수에 기대어 별들 아래 당신의 검은 머리카락이 있어야 했습니다. 나보다 앞선 벗들이 인생은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한 것이라고 말을 두고 돌아들 갔습니다.

빨래 (시인: 이해인) 장유진

♠ 빨 래 ♠ 오늘도 빨래를 한다 옷에 묻은 나의 체온을 쩔었던 시간들을 흔들어 빤다 비누 거품 속으로 말없이 사라지는 나의 어제여 물이 되어 일어서는 희디흰 설레임이여 다시 세례받고 햇빛 속에 널리고 싶은 나의 혼을 꼭 짜서 행구어 넌다

가을에 (시인: 정한모) 장유진

♣ 가을에 - 정한모 시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으며 가볍게 가을을 날으고 있는 나뭇잎, 그렇게 주고 받는 우리들의 반짝이는 미소(微笑)로도 이 커다란 세계를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 주십시오.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 속에서 엄마의 치마 곁에 무릎을 꿇고 모아 쥔 아가의 작은 손아귀 안에 당신을 찾게 해 주십시오. ...

연가 (시인: 김남조) 장유진

♣ 연 가 (戀歌) -김 남 조 시 잠든 솔숲에 머문 달빛처럼이나 슬픔이 가라앉아 평화로운 미소되게 하소서 깍아 세운 돌기둥에 비스듬히 기운 연지빛 노을의 그와 같은 그리움일지라도 오히려 말 없는 당신과 나의 사랑이게 하소서 본시 슬픔과 가난은 우리의 것이었습니다 짙푸른 수심일수록 더욱 연연히 붉은 산호의 마음을 꽃밭처럼 가꾸게 하소서 별...

편지 (시인: 이해인) 장유진

♠ 편 지 ♠ - 어머니에게 어제를 보내고 돌아와 닫혀진 창을 열면 순백의 옷을 입고 오는 정결한 아침 어머니 때로는 슬픔이 기다리는 좁은 돌층계를 기쁘게 오르다가 갑갑하게 돌아와 부른 나의 노래가 한숨일지라도 진정 오랜날 하늘을 안고 깊은 마음 밭에 물을 뿌리게 한 신앙은 또 하나의 목숨이었습니다 한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짧은 여...

춘향유문 (시인: 김남조) 장유진

♣ 춘향유문 - 서정주 시 안녕히 계세요 도련님. 지난 오월 단옷날, 처음 만나든 날 우리 둘이서 그늘 밑에 서 있던 그 무성하고 푸르든 나무같이 늘 안녕히 안녕히 계세요. 저승이 어딘지는 똑똑히 모르지만 춘향의 사랑보단 오히려 더 먼 딴 나라는 아마 아닐 것입니다. 천 길 땅 밑을 검은 물로 흐르거나 도솔천의 하늘을 구름으로 날더라도 그건...

기다림 (시인: 모윤숙) 장유진

♣ 기다림 -모윤숙 천년을 한 줄 구슬에 꿰어 오시는 길을 한 줄 구슬에 이어 드리겠습니다. 하루가 천년에 닿도록 길고 긴 사무침에 목이 메오면 오시는 길엔 장미가 피어지지 않으오리다. 오시는 길엔 달빛도 그늘지지 않으오리다. 먼 나라의 사람처럼 당신은 이 마음의 방언을 왜 그리 몰라 들으십니까? 우러러 그리움이 꽃피듯 피오면 그대는 저 오월강 위...

눈물 (시인: 김현승) 장유진

♣ 눈 물 ~^* -김현승 詩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것도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정식 (시인: 이상화) 장유진

♣ 정식(正式) 4 -이상 시 너는누구냐그러나문밖에와서문을두드리며문을 열라고외치니나를찾는일심이아니고또내가너를 도무지모른다고한들나는차마그대로내어버려둘 수는없어서문을열어주려하나문은안으로만고리 가걸린것이아니라밖으로도너는모르게잠겨있으 니안에서만열어주면무엇을하느냐너는누구기에 구태여닫힌문앞에탄생하였느냐 ♠♠ 모두 6부분으로 된 이 시에서 ...

정식 (시인: 이상) 장유진

♣ 정식(正式) 4 -이상 시 너는누구냐그러나문밖에와서문을두드리며문을 열라고외치니나를찾는일심이아니고또내가너를 도무지모른다고한들나는차마그대로내어버려둘 수는없어서문을열어주려하나문은안으로만고리 가걸린것이아니라밖으로도너는모르게잠겨있으 니안에서만열어주면무엇을하느냐너는누구기에 구태여닫힌문앞에탄생하였느냐 ♠♠ 모두 6부분으로 된 이 시에서 “너”는 인간 ...

장미 (시인: 김광섭) 장유진

♣ 장 미 - 송욱 시 장미 밭이다. 붉은 꽃잎 바로 옆에 푸른 잎이 우거져 가시도 햇살 받고 서슬이 푸르렀다. 벌거숭이 그래도 춤을 추리라 눈물에 씻기운 발을 뻗고서 붉은 해가 지도록 춤을 추리라 장미 밭이다. 피방울 지면 꽃잎이 먹고 푸른 잎을 두르고 기진 하며는 가시마다 살이 묻은 꽃이 피리라. ♠♠ 현실의 모순된 상황 속에서 느끼는...

부르심 (시인: 이해인) 장유진

♠ 부르심 ♠ 나는 한번도 숨을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내가 흰 깃을 치며 무인도로 날아 버린 시인 같은 물새였을 때 뽕잎을 갉아 먹고 긴 잠에 취해 버린 꿈꾸는 누에였을 때 해초 내음 즐기며 모래 속에 웅크린 바다 빛 껍질의 조개였을 때 깊은 가슴 속으로 향을 피우던 수 백만개의 햇살 찬란한 당신 앞엔 눈 못 뜨는 나 부르시는

눈물 (시인 : 김현승) 장유진

♣ 눈 물 - 김현승 시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

기도 (시인: 헤세) 장유진

기도 신이여, 저를 절망케 해주소서. 당신에게가 아니라 제 자신에게 절망하게 하소서. 미친 듯이 모든 슬픔을 맛보게 하시고 온갖 고뇌의 불꽃을 핥게 하소서. 모든 지옥을 맛보게 하소서. 제 자신을 지탱하기를 돕지 마시고 제가 뻗어 나가는 것을 돕지 마소서. 당신이 그렇게 하셨다는 것을 저의 온 신의가 이지러질 때 그때에 저에게 가르쳐 주소서. 기꺼이 ...

비 (시인: 이병기) 장유진

♣ 비 - 이 병 기 시 짐을 메어 놓고 떠나려 하시는 이날, 어둔 새벽부터 시름없이 내리는 비, 내일도 내리오소서 연일 두고 오소서. 부디 머나먼 길 떠나지 마오시라. 날이 저물도록 시름없이 내리는 비, 저으기 말리는 정은 나보다 더하오. 잡았던 그 소매를 뿌리치고 떠나신다. 갑자기...

귀촉도 (시인: 서정주) 장유진

♣ 귀 촉 도 (歸蜀途) -서정주 시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 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성산포 (시인: 박두진) 최재균

♠ 성산포 - 이생진 詩 -수많은 태양 아침 여섯시, 어느 동쪽이건 그만한 태양은 솟는 법인데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다고 부산피운다. 태양은 수만개, 유독 성산포에서만 해가솟는다고 착각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나와서 해를 보라. 하나 밖에 없다고 착각해온 해를 보라. - 色盲 성산포에서는 푸른색 외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설사 색맹일지라도...

낙엽송 (시인: 박두진) 송도영

♣ 낙 엽 송(落葉松) -박두진 시 가지마다 파아란 하늘을받들었다. 파릇한 새순이 꽃보다 고웁다. 청송(靑松)이래도 가을 되면 홀 홀 낙엽(樂葉) 진다 하느니, 봄마다 새로 은 자랑이 사랑웁다. 낮에 햇볕 입고 밤에 별이 소올솔 내리는 이슬 마시고, 파릇한 새 순이 여름으로 자란다

하늘 (시인: 박두진) 송도영

♣ 하 늘 - 박두진 시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온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며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거운 볕, 초가을 햇볕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휩쓸려 가는 것이 바람이다 (시인 : 박두진) 박두진

- 박두진 시 휩쓸려가는 것은 바람이다. 보고 싶은. 보고 싶은 나라의 사람의 초록빛 이름이다. 빈 들의 작은 꽃. 꽃을 보고 않아있는 사람의 가난한 마음 다시는 생각하지 않으려던 사람의 초록빛 목소리 다시는 생각하지 않으려던 사람의 어질디어진 눈길이다.

태양의 각문 (시인: 김남조) 장유진

♣ 태양의 각문(刻文) - 김남조 시 가을을 감고 우리 산 속에 있었습니다. 하늘이 기폭처럼 퍼덕이고 눈 들 때마다 태양은 익은 석류처럼 파열했습니다. 당신은 낙엽을 깔고 그리고 향수를 처음 안 소년처럼 구름을 모아 동자(瞳子)에 띄웠고, 나는 한 아름 벅찬 바다를 품은 듯 당신과 가을을 느끼기에 한때 죄를 잊었습니다. 마치 사람이 처음으로 자...

하룻만의 위안 (시인: 조병화) 장유진

♣ 하루만의 위안 - 조병화 시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지금은 그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흘러가는데 있고 흘러가는 한줄기 속에 나도 또 하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대며 밀려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면 나와 가까운 어느 자리에 싸리꽃이 마구 핀 잔디밭이 있어 잔...

비내리는 날 (시인: 이해인) 장유진

♠ 비 내리는 날 ♠ 잊혀진 언어들이 웃으며 살아오네 사색의 못가에도 노래처럼 비 내리네 해맑은 가슴으로 창을 열면 심히 흘려버린 일상의 얘기들이 저만치 내버렸던 이웃의 음성들이 문득 정다웁게 빗속으로 젖어오네 잊혀진 기억들이 살아서 걸어오네 젖은 나무와 함께 고개 숙이면 내겐 처음으로 바다가 열리네

순례자의 기도 (시인: 이해인) 장유진

♠ 순례자의 기도 ♠ 저무는 11월에 한 장 낙엽이 바람에 업혀 가듯 그렇게 조용히 떠나가게 하소서. 그 이름 사랑이신 주여! 사랑하는 이에게도 더러는 잊혀지는 시간을 서러워하지 않는 마음을 주소서. 길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가 손님일 뿐 아무도 내 최후의 행방(行方)을 묻는 주인(主人) 될 수 없음을 알아듣게 하소서. 그 이름 빛이신 주여! 한 점 흰...

단추를 달듯 (시인: 이해인) 장유진

♠ 단추를 달듯 ♠ 떨어진 단추를 제 자리에 달고 있는 나의 손등 위에 배시시 웃고 있는 고은 햇살 오늘이라는 새 옷 위에 나는 어떤 모양의 단추를 달까 산다는 일은 끊임없이 새 옷을 갈아 입어도 떨어진 단추를 제 자리에 달 듯 평범한 일들의 연속이지 탄탄한 실을 바늘에 꿰어 하나의 단추를 달 듯 제 자리를 찻으며 살아야 겠네 보는 이 없어도...

은행나무 그늘 (시인: 백기만) 장유진

♣ 은행나무 그늘 - 백기만 시 훌륭한 그이가 우리 집을 찾아왔을 때 이상하게도 두 뺨이 타오르고 가슴은 두근거렸어요.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없이 바느질만 하였어요. 훌륭한 그이가 우리 집을 떠날 때에도 여전히 그저 바느질만 하였어요. 하지만 어머니, 제가 무엇을 그이에게 선물하였...

파도여 당신은 (시인: 이해인) 장유진

♠ 파도여 당신은 ♠ 파도여 당신은 누워서도 잠들지 않는 바람의 집인가 어느 날 죽어 버린 나의 꿈을 일으키며 산이 되는 파도여 오늘도 나는 말을 잃는다 신(神)의 모습을 닮아 출렁이는 당신이 그리 또한 태연한가 사랑하지 않고는 잠시도 못 견디는 시퍼런 고뇌의 당신이 언젠가 통째로 나를 안을 하느님 파도여 당신은 누워서도 잠 못 드는 기다림인가

나룻배와 행인 (시인: 한용운) 장유진

나룻배와 행인 한용운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

우울한 샹송 (시인: 이수익) 장유진

♣ 우울한 샹송 - 이수익 시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되어 젖어 있는 悲哀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衣裳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들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들은 바람에 얼굴이 터져 웃고 있는데 어...

바람부는 날 (시인: 박성룡) 장유진

♣ 바람 부는 날 - 박 성룡 시 오늘따라 바람이 저렇게 쉴새없이 설레고만 있음은 오늘은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여희고만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다는 말일까. 풀잎에 나뭇가지에 들길에 마을에 가을날 잎들이 말갛게 쏠리듯이 나는 오늘 그렇게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여희고만 있음을 ...

해의 품으로 (시인: 박두진) 정경애, 장혜선, 김성천, 이현걸, 주성현

♥ 해의 품으로 ~^* - 박두진 시 해를 보아라. 이글대며 솟아 오는 해를 보아라. 새로 해가 산 너머 솟아오르면. 싱싱한 향기로운 풀밭을 가자. 눈부신 아침 길을 해에게로 가자. 어둠은 가거라. 울음 우는 짐승 같은 어둠은 가거라.

알 수 없어요 (시인: 한용운) 장유진

♣ 알 수 없어요 - 한 용운 시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국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길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에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

가던 길 멈추고 (시인: 김해강) 장유진

♣ 가던 길 멈추고 -마의 태자 묘를 지나며 -김해강 시 골짝을 예는 바람결처럼 세월은 덧없이 가신 지 이미 천 년. 한(恨)은 길건만 인생은 짧아 큰 슬픔도 지내다니 한 줌 흙이러뇨. 잎 지고 비 뿌리는 저녁 마음 없는 산새의 울음만 가슴 아파 천고(千古)에 씻지 못할 한 어느 곳에 멈추신고. 나그네의 어지러운 발 끝에 찬 이슬...

당신을 위해 내가 (시인: 이해인) 장유진

♠ 당신을 위해 내가 ♠ 캄캄한 밤 등불도 없이 창가에 앉았으면 시리도록 스며드는 여울물 소리 먼 산 안개 어린 별빛에 소롯이 꿈이 이울어 깊이 눈감고 합장하면 이밤사 더 밝게 타오르는 마음길 인고의 깊은 땅에 나를 묻어 당신을 위해 꽃피는 기쁨 어느 하늘 밑 지금쯤 누가 촛불 켜 노래 날릴까 차운밤 밀물소리 살포시 안개 속을 오시는 당신 위해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