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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저녁의 시 (시인: 김춘수) 장유진

가을 저녁의 - 김 춘수 누가 죽어가나 보다 차마 다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 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가는가 보다.

가을 문안 (시인: 김종해) 장유진

가을 문안 -김 종해 나는 당신이 어디가 아픈지 알고 있어요.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나는 말할 수 없습니다. 오오. 말할 수 없는 우리의 슬픔이 어둠속에서 굳어져 별이 됩니다. 한밤에 떠 있는 우리의 별빛을 거두어 당신의 등잔으로 쓰셔요.

가을문안 (시인: 김종해) 장유진

가을 문안 -김종해 나는 당신이 어디가 아픈지 알고 있어요.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나는 말할 수 없습니다. 오오. 말할 수 없는 우리의 슬픔이 어둠속에서 굳어져 별이 됩니다. 한밤에 떠 있는 우리의 별빛을 거두어 당신의 등잔으로 쓰셔요.

가을편지 (시인: 이해인) 장유진

가을 편지 ♠ 1 당신이 내게 주신 가을노트의 흰 페이지마다 나는 서투른 글씨의 노래들을 채워 놓습니다 글씨는 어느새 들꽃으로 피어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 말은 없어지고 눈빛만 노을로 타는 우리들의 가을. 가는 곳마다에서 나는 당신의 눈빛과 마주 칩니다.

균열 (시인: 이호우) 장유진

균열(龜裂) - 이호우 차라리 절망을 배워 바위 앞에 섰습니다. 무수한 주름살 위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 바위도 세월이 아픈가 또 하나

정식 (시인: 이상화) 장유진

♣ 정식(正式) 4 -이상 너는누구냐그러나문밖에와서문을두드리며문을 열라고외치니나를찾는일심이아니고또내가너를 도무지모른다고한들나는차마그대로내어버려둘 수는없어서문을열어주려하나문은안으로만고리 가걸린것이아니라밖으로도너는모르게잠겨있으 니안에서만열어주면무엇을하느냐너는누구기에 구태여닫힌문앞에탄생하였느냐 ♠♠ 모두 6부분으로 된

정식 (시인: 이상) 장유진

♣ 정식(正式) 4 -이상 너는누구냐그러나문밖에와서문을두드리며문을 열라고외치니나를찾는일심이아니고또내가너를 도무지모른다고한들나는차마그대로내어버려둘 수는없어서문을열어주려하나문은안으로만고리 가걸린것이아니라밖으로도너는모르게잠겨있으 니안에서만열어주면무엇을하느냐너는누구기에 구태여닫힌문앞에탄생하였느냐 ♠♠ 모두 6부분으로 된 이 시에서

눈물 (시인 : 김현승) 장유진

♣ 눈 물 - 김현승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비 (시인: 이병기) 장유진

♣ 비 - 이 병 기 짐을 메어 놓고 떠나려 하시는 이날, 어둔 새벽부터 시름없이 내리는 비, 내일도 내리오소서 연일 두고 오소서. 부디 머나먼 길 떠나지 마오시라. 날이 저물도록 시름없이 내리는 비, 저으기 말리는 정은 나보다 더하오.

물망초 (시인: 김춘수) 김수희

♣ 물망초 (勿忘草) - 김춘수 부르면 대답할 듯한 손을 흔들면 내려올 듯도 한 그러면서도 아득히 먼 그대의 모습 하늘의 별일까요. 꽃피고 바람 잔 우리들의 그날 날 잊지 마셔요. 그 음성 오늘 따라 더욱 가까이에 들리네 들리네...

조국 (시인: 정완영) 장유진

♣ 조 국 -정완영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 마디 에인 사랑 손 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장미 (시인: 김광섭) 장유진

♣ 장 미 - 송욱 장미 밭이다. 붉은 꽃잎 바로 옆에 푸른 잎이 우거져 가시도 햇살 받고 서슬이 푸르렀다. 벌거숭이 그래도 춤을 추리라 눈물에 씻기운 발을 뻗고서 붉은 해가 지도록 춤을 추리라 장미 밭이다.

귀촉도 (시인: 서정주) 장유진

♣ 귀 촉 도 (歸蜀途) -서정주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 새긴 육날 메투리.

가을문안(시인: 김종해) 장유진

가을 문안 - 김종해 나는 당신이 어디가 아픈지 알고 있어요.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나는 말할 수 없습니다. 오오. 말할 수 없는 우리의 슬픔이 어둠속에서 굳어져 별이 됩니다. 한밤에 떠 있는 우리의 별빛을 거두어 당신의 등잔으로 쓰셔요.

연가 (시인: 김남조) 장유진

♣ 연 가 (戀歌) -김 남 조 잠든 솔숲에 머문 달빛처럼이나 슬픔이 가라앉아 평화로운 미소되게 하소서 깍아 세운 돌기둥에 비스듬히 기운 연지빛 노을의 그와 같은 그리움일지라도 오히려 말 없는 당신과 나의 사랑이게 하소서 본시 슬픔과 가난은 우리의 것이었습니다 짙푸른 수심일수록 더욱 연연히 붉은 산호의 마음을 꽃밭처럼

춘향유문 (시인: 김남조) 장유진

♣ 춘향유문 - 서정주 안녕히 계세요 도련님. 지난 오월 단옷날, 처음 만나든 날 우리 둘이서 그늘 밑에 서 있던 그 무성하고 푸르든 나무같이 늘 안녕히 안녕히 계세요. 저승이 어딘지는 똑똑히 모르지만 춘향의 사랑보단 오히려 더 먼 딴 나라는 아마 아닐 것입니다.

분수 (시인: 김춘수) 정경애, 장혜선, 김성천, 이현걸, 주성현

♥ 분 수 ~^* - 김춘수 (1) 발돋음하는 발돋음하는 너의 자세는 왜 이렇게 두 쪽으로 갈라져서 떨어져야 하는가. 그리움으로 하여 왜 너는 이렇게 산산이 부서져서 흩어져야 하는가. (2) 모든 것을 바치고도 왜 나중에는 이 찢어지는 아픔만을 가져야 하는가.

가을에 (시인: 정한모) 장유진

♣ 가을에 - 정한모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으며 가볍게 가을을 날으고 있는 나뭇잎, 그렇게 주고 받는 우리들의 반짝이는 미소(微笑)로도 이 커다란 세계를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 주십시오.

바람부는 날 (시인: 박성룡) 장유진

♣ 바람 부는 날 - 박 성룡 오늘따라 바람이 저렇게 쉴새없이 설레고만 있음은 오늘은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여희고만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다는 말일까.

순례자의 기도 (시인: 이해인) 장유진

해 저문 가을 들녘에 말없이 엎디어 있는 볏단처럼 죽어서야 다시 사는 영원의 의미를 깨우치게 하소서.

하룻만의 위안 (시인: 조병화) 장유진

♣ 하루만의 위안 - 조병화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지금은 그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흘러가는데 있고 흘러가는 한줄기 속에 나도 또 하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대며 밀려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면 나와 가까운 어느 자리에 싸리꽃이 마구

임 오시던 날 (시인: 노천명) 장유진

임 오시던 날 - 노천명 임이 오시던 날 버선발로 달려가 맞았으련만 굳이 문 닫고 죽죽 울었습니다. 기다리다 지쳤음이오리까. 늦으셨다 노여움이오리까 그도 저도 아니오이다. 그저 자꾸만 눈물이 나 문 닫고 죽죽 울었습니다.

섬 (도종환 시) 장유진

섬 도종환 그대 떠나고 난 뒤 눈발이 길어서 그 겨울 다 가도록 외로웠지만 그대가 곁에 있던 가을 햇볕 속에서도 나는 내내 외로웠다 그대가 그대 몫의 파도를 따라 파도 속 작은 물방울로 수평선 너머 사라져간 뒤에도 하늘 올려다보며 눈물 감추었지만 그대가 내 발목을 감으며 밀려오고 밀려가는 물결이었을 때도 실은 돌아서서 몰래 아파하곤 했다

알 수 없어요 (시인: 한용운) 장유진

♣ 알 수 없어요 - 한 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국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길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알 수 없어요(시인: 한용운) 장유진

♣ 알 수 없어요 - 한 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국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길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에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우울한 샹송 (시인: 이수익) 장유진

♣ 우울한 샹송 - 이수익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되어 젖어 있는 悲哀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衣裳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들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들은 바람에 얼굴이 터져

기도서 (시인: 추영수) 장유진

★*… 기 도 서 -추 영수 1 주여, 바우 옆에 꿇어 앉아 바우로 굳는 저는 무엇이옵니까? 겨울 나뭇가지 옆에 끼여 생명 잃은 나뭇가지로 바람에 시달리는, 저는 또 무엇이옵니까? 주여, 빛 바랜 잔디위에 엎드려 나를 모르는, 저는 또 무엇이옵니까?

당신의 사랑 앞에 (시인: 박두진) 장유진

♣ 당신의 사랑 앞에 - 박두진 말씀이 뜨거이 동공에 불꽃 튀는 당신을 마주해 앉으리까 라보니여. 발톱과 손바닥과 심장에 생채기 진 피 흐른 골짜기의 조용한 오열 스스로 아물리리까 이 상처를 라보니여.

태양의 각문 (시인: 김남조) 장유진

♣ 태양의 각문(刻文) - 김남조 가을을 감고 우리 산 속에 있었습니다. 하늘이 기폭처럼 퍼덕이고 눈 들 때마다 태양은 익은 석류처럼 파열했습니다. 당신은 낙엽을 깔고 그리고 향수를 처음 안 소년처럼 구름을 모아 동자(瞳子)에 띄웠고, 나는 한 아름 벅찬 바다를 품은 듯 당신과 가을을 느끼기에 한때 죄를 잊었습니다.

은행나무 그늘 (시인: 백기만) 장유진

♣ 은행나무 그늘 - 백기만 훌륭한 그이가 우리 집을 찾아왔을 때 이상하게도 두 뺨이 타오르고 가슴은 두근거렸어요.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없이 바느질만 하였어요. 훌륭한 그이가 우리 집을 떠날 때에도 여전히 그저 바느질만 하였어요.

물또래 (시인: 김춘수) 김춘수

물 또래야 물 또래야 하늘로 가라. 하늘에는 주라紀의 네 별동 흐르고 있다. 물 또래야 물 또래야 금송아지 등에 업혀 하늘로 가라.

가던 길 멈추고 (시인: 김해강) 장유진

♣ 가던 길 멈추고 -마의 태자 묘를 지나며 -김해강 골짝을 예는 바람결처럼 세월은 덧없이 가신 지 이미 천 년. 한(恨)은 길건만 인생은 짧아 큰 슬픔도 지내다니 한 줌 흙이러뇨. 잎 지고 비 뿌리는 저녁 마음 없는 산새의 울음만 가슴 아파 천고(千古)에 씻지 못할 한 어느 곳에 멈추신고.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시인: 조병화) 장유진

♣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조병화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당신이 무작정 좋았습니다. 서러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외로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사나운 거리에서 모조리 부스러진 나의 작은 감정들이 소중한 당신 가슴에 안겨 들은 것입니다. 밤이 있어야 했습니다.

당신이 떠난 뒤로는 (도종환 시) 장유진

당신이 떠난 뒤로는 도종환 당신이 떠난 뒤로는 빗줄기도 당신으로 인해 내게 내리고 밤별도 당신으로 인해 머리 위를 떠 흐르고 풀벌레도 당신으로 인해 내게 와 울었다 당신 때문에 여름꽃이 한없이 발끝에 지고 당신 때문에 산맥들도 강물 곁에 쓰러져 눕고 당신 때문에 가을 빗발이 눈자위에 젖고 당신 때문에 눈발이 치고 겨울이 왔다 살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남은

빨래 (시인: 이해인) 장유진

♠ 빨 래 ♠ 오늘도 빨래를 한다 옷에 묻은 나의 체온을 쩔었던 시간들을 흔들어 빤다 비누 거품 속으로 말없이 사라지는 나의 어제여 물이 되어 일어서는 희디흰 설레임이여 다시 세례받고 햇빛 속에 널리고 싶은 나의 혼을 꼭 짜서 행구어 넌다

편지 (시인: 이해인) 장유진

♠ 편 지 ♠ - 어머니에게 어제를 보내고 돌아와 닫혀진 창을 열면 순백의 옷을 입고 오는 정결한 아침 어머니 때로는 슬픔이 기다리는 좁은 돌층계를 기쁘게 오르다가 갑갑하게 돌아와 부른 나의 노래가 한숨일지라도 진정 오랜날 하늘을 안고 깊은 마음 밭에 물을 뿌리게 한 신앙은 또 하나의 목숨이었습니다 한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짧은 여...

기다림 (시인: 모윤숙) 장유진

♣ 기다림 -모윤숙 천년을 한 줄 구슬에 꿰어 오시는 길을 한 줄 구슬에 이어 드리겠습니다. 하루가 천년에 닿도록 길고 긴 사무침에 목이 메오면 오시는 길엔 장미가 피어지지 않으오리다. 오시는 길엔 달빛도 그늘지지 않으오리다. 먼 나라의 사람처럼 당신은 이 마음의 방언을 왜 그리 몰라 들으십니까? 우러러 그리움이 꽃피듯 피오면 그대는 저 오월강 위...

눈물 (시인: 김현승) 장유진

♣ 눈 물 ~^* -김현승 詩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것도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송가 (시인: 양명문) 장유진

♣ 송 가 ~^* -양 명 문 詩 -내가 향기로운 술과 석류즙으로 너를 마시게 하리로다. 아가(雅歌)- 되도록이면- 나무이기를, 나무 중에서도 소나무이기를, 생각하는 나무, 춤추는 나무이기를, 춤추는 나무 봉우리에 앉아 모가지를 길게 뽑아 늘이우고 생각하는 학이기를, 속삭이는 잎새며, 가지며, 가지 끝에 피어나는 꽃이며, 꽃가루이기를 어...

부르심 (시인: 이해인) 장유진

♠ 부르심 ♠ 나는 한번도 숨을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내가 흰 깃을 치며 무인도로 날아 버린 시인 같은 물새였을 때 뽕잎을 갉아 먹고 긴 잠에 취해 버린 꿈꾸는 누에였을 때 해초 내음 즐기며 모래 속에 웅크린 바다 빛 껍질의 조개였을 때 깊은 가슴 속으로 향을 피우던 수 백만개의 햇살 찬란한 당신 앞엔 눈 못 뜨는 나 부르시는

마리아 (시인: 이해인) 장유진

♠ 마 리 아 ♠ 투명한 가을하늘 마리아를 부르면 해 뜨는 마음 가난해서 뜨거운 우리네 소망의 촛대 위에 불을 켜는 어머니 쉬임 없이 타오르는 주홍빛 불길 두 손에 가득 받아 언 마음을 녹인다 깊은 산골짜기 산나리 향기 먹고 담담히 흘러가는 물 같은 여인의 사랑 맑은 물 가슴에 차서 쓰디쓴 목마름을 씻어 없앤다 가을꽃 피어나는 가만한 숨소리로 숨어...

기도 (시인: 헤세) 장유진

기도 신이여, 저를 절망케 해주소서. 당신에게가 아니라 제 자신에게 절망하게 하소서. 미친 듯이 모든 슬픔을 맛보게 하시고 온갖 고뇌의 불꽃을 핥게 하소서. 모든 지옥을 맛보게 하소서. 제 자신을 지탱하기를 돕지 마시고 제가 뻗어 나가는 것을 돕지 마소서. 당신이 그렇게 하셨다는 것을 저의 온 신의가 이지러질 때 그때에 저에게 가르쳐 주소서. 기꺼이 ...

꽃 (시인 : 김춘수) 정희선

♣ 꽃 -김 춘수 詩 -낭송/정희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이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

꽃 (시인: 김춘수) 정휘선

♣ 꽃 ♣ - 김 춘수 詩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

꽃 (시인: 김춘수) 정희선

♣ 꽃 -김 춘수 詩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이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

분수(시인: 김춘수) 고은정, 구민, 박일, 정경애, 장혜선, 김성천, 이현걸, 주성현

1.발돋움하는 발돋움하는 너의 자세는 왜 이렇게 두 쪽으로 갈라져서 떨어져야 하는가. 그리움으로 하여 왜 너는 이렇게 산산이 부서져서 흩어져야 하는가.2.모든 것을 바치고도 왜 나중에는 이 찢어지는 아픔만을 가져야 하는가, 네가 네 스스로에 보내는 이별의 이 안타까운 눈짓만을 가져야 하는가.3.왜 너는 다른 것이 되어서는 안...

가던길 멈추고 (시인: 박두진) 장유진

★ 가던 길 멈추고 (마의 태자의 묘를 지나며) -김해강 詩 골짝을 예는 바람결 처럼 세월은 덧없어 가신지 이미 천년 한(恨)은 길건만 인생은 짧아 큰 슬픔도 지내다니 한 줌 흙이려노 잎지고 비 뿌리는 저녁 마음 없는 산새의 울음만 가슴 아파 천고(千古)의 씻지 못할 한 어느곳에 멈추신고 나그네의 어지러운 발끝에 찬이슬만이 채어 조각구름...

비내리는 날 (시인: 이해인) 장유진

♠ 비 내리는 날 ♠ 잊혀진 언어들이 웃으며 살아오네 사색의 못가에도 노래처럼 비 내리네 해맑은 가슴으로 창을 열면 심히 흘려버린 일상의 얘기들이 저만치 내버렸던 이웃의 음성들이 문득 정다웁게 빗속으로 젖어오네 잊혀진 기억들이 살아서 걸어오네 젖은 나무와 함께 고개 숙이면 내겐 처음으로 바다가 열리네

봄 아침 (시인: 이해인) 장유진

♠ 봄 아침 ♠ 창틈으로 쏟아진 천상 햇살의 눈부신 색실 타래 하얀 손 위에 무지개로 흔들릴 때 눈물로 빚어 내는 영혼의 맑은 가락 바람에 헝클어진 빛의 올을 정성껏 빗질하는 당신의 손이 노을을 쓸어 내는 아침입니다 초라해도 봄이 오는 나의 안뜰에 당신을 모시면 기쁨 터뜨리는 매화 꽃망울 문신(文身) 같은 그리움을 이 가슴에 찍어 논 당신은 이상한...

황홀한 고백 (시인: 이해인) 장유진

♠ 황홀한 고백 ♠ 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풀 속에 핀 하얀 찔레꽃의 한숨 같은 것. 내가 당신을 사랑 한다는 말은 한 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 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거대한 밤하늘이다. 어둠속에서도 훤히 얼굴이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마디의 말.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