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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단이었던 거지 심상율

나는 결국 수단이었던 거지 나는 목적이 아니었어 나는 그저 수단일 뿐이었어 나는 너에게 목적인 줄 알았어 나와 함께하는 것이 목적인 줄 알았어 그러나 진실은 목적을 위해 나를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었어 나를 사용하면 더 쉽고 더 빠르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으니깐 나는 그저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 것뿐이었지 그 사실을 모르는 나는 내가 목적인 줄 알고 최선을

백수의 무게 심상율

아 귀찮아 시간은 여섯 시 아침 아니고 저녁 슬슬 일어나야지 우선 폰이나 좀 볼까 다 귀찮아 하고 싶은 게 없어 친구를 만나고 싶어 그런데 돈이 없어 나는 돈이 없는데 친구들은 시간이 없어 뭐 시답지 않은 일 하면서 바쁜 척들이야 뭐 한 달에 이백쯤 번다던데 그런 일을 왜 해 노동의 가치가 없는데 자기 몸만 상하지 집에 아무도 없나 빨리 나가서 뽀글이나 만들어

타락 심상율

나는 다른 사람이다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이 아니다 소년 만화에 나올 듯한 주인공이었던 내가 아니다 우정 사랑 그게 전부라 생각했지 친구와 함께라면 못 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 애인을 위해서라면 내 한 몸 부서져도 상관없다 생각했지 10년이면 몸의 세포조차 모두 바뀌어 지금이 그때의 나일까 이제 추상적인 말을 믿지 않아 그런 형체 없는 농락은

가짜의 진짜 심상율

모두 가짜로 시작하는 거지 처음부터 진짜는 없어 처음엔 모두가 가짜야 진짜란 없어 가짜는 가짜인 채로 살아가 남들은 가짜라고 욕을 하지 가짜인데 진짜인 척을 한다고 이때쯤 가짜는 선택해 가짜의 삶을 그만둘지 가짜의 삶을 계속 살지 가짜의 삶을 계속 살아가는 사람은 욕을 들으며 나아가 한 개 두 개 세 개 가짜의 이름을 달고 살아가 가짜도 마음이 편하지 않아

LIC8 심상율

거야 다 풀릴 때까지 성내는 거야 인생은 웃고 화내고 우는 끝이 없는 순환이야 인생이란 바로 그런 거야 LIC8 LIC8 LIC8 마음껏 웃어 마음껏 화내 마음껏 울어 사람이 어떻게 웃기만 하고 사람이 어떻게 성내기만 하고 사람이 어떻게 울기만 하겠어 웃을 일이 있으면 화낼 일이 있는거고 화낼 일이 있으면 울 일도 있는 거고 울 일이 있으면 웃을 일도 있는 거지

그냥 해 심상율

남들보다 성공하고 싶은가 남들보다 뛰어나고 싶은가 남들보다 잘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냥 해 잘하려고 하다 보니 긴장되고 긴장되니 실수를 하는 거지 잘하려고 하지 마 열심히 하지 마 잘하려고 하면 스트레스받고 열심히 하면 금방 지쳐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해 그냥 하면 뒤처질 것 같아 불안해 불안해할 필요 없어 남들은 그냥도 안 해 생각보다 부지런한 사람은 없어

자존심 따위 심상율

자존심 따위 뭐가 중요해 자존심이 뭔데 자존심 그거 뭐에 쓰는 건데 내가 보기에는 그냥 고집 같은데 목 뻣뻣하게 있으면 자존심인가 그냥 담 걸린 거 같은데 자존심 그거 뭐에 쓰는 건데 어디에 좋은데 자존심이 밥을 먹여 줘 돈을 벌어줘 아무것도 아닌데 왜 있는 건데 물론 자존감은 있어야겠지 많을수록 좋지 그런데 자존심과 자존감은 다른 거지 고개는 숙일수록 좋은

이 정도면 됐지 심상율

깊숙한 곳에서 소리치고 있어 이 정도면 됐지 정말 이 정도면 될까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는 발전할 기회가 없어 만족하지 말고 자신을 조여야 해 한계에 부딪혔을 때 그 한계를 부숴야만 자신의 발전을 이룰 수 있어 이 정도면 됐다는 생각을 하면 바뀌는 것은 없어 발전할 수 있는 데도 만족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바뀌는 것은 없어 항상 제자리인 거지

적당한 나이 심상율

다들 그렇게 적당한 나이에 결혼하는 거지 20대 초반의 갓 성인이 되어 만난 어린 사랑은 순결하지 친구 같은 사랑을 하며 순수하고 가식 없는 진정한 사랑을 해 이들은 시간은 있지만 돈이 없어 사랑으로 시간을 보내지만 돈 때문에 생기는 마찰에 금이 가기 시작해 금으로 시작된 균열로 순수한 사랑은 파괴되어 버려 20대 중반이 된 이들은 사랑할 시간과 돈이 없어

나는 변하지 않았어 심상율

변했다 생각했는데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 나이가 들면서 조금은 성숙해졌다 생각했는데 예전과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너는 내 것이라는 욕망 너의 팔목을 잡는 집착 너를 시새움 하는 질투 모두 사라졌다 생각했는데 무엇하나 변한 것 없이 그대로다 변했다 생각했는데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똑같은 상황이 오면 예전에 범했던 실수를 다시 반복할 것이다 과거는

선악 심상율

나는 악하다 나는 내가 선한 사람인 줄 알았다 법이 없어도 법이 있는 것처럼 살아갈 줄 알았다 나는 선천적으로 선한 사람인 줄 알았다 내가 악하다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악한 사람이었다 나는 악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었다 법이 만든 죄를 무서워했고 사람들끼리 정한 규율을 무서워한 것이었다 죄를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 나는 악이 되었다 무의식 속에 악이 항상

길을 잃었다 심상율

길을 잃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이제껏 제대로 왔다 생각했는데 앞이 가로막힌 막다른 길이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에 멈춰있는가 내가 지금껏 걸었던 길은 무슨 길이란 말인가 분명 정도라 생각했는데 막다른 길이다 여긴 어딘가 난 어디로 왔는가 난 무슨 길을 걸었나 한 치 앞도 움직일 수 없다 그렇다고 왔던 길을 돌아갈 수도 없다 나는

미성숙 심상율

나는 미성숙해 나는 아직 성숙하지 못해 이기적이야 내기 지켜야 할 것은 내 몸 하나뿐이야 나 하나만 나 혼자만 잘 살면 그만이야 신경 쓸 것은 나 하나뿐이야 나는 가장이 아니야 가족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나의 가정도 없어 책임질 것도 없지 나의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야 부양할 것도 없지 나는 책임감도 없어 나 하나만 책임지면 되니 나는 미성숙해 자유롭지만

거울 속의 나 심상율

나는 거울을 보지 않아 내 모습이 궁금하지 않아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신경 쓰지 않아 이게 정신 건강에 좋아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면 정신이 붕괴돼 버려 거울 속의 나는 내가 아니라고 생각해 나는 저렇게 생기지 않았어 거울 속의 나는 한 마리의 짐승과 같아 아니 짐승보다는 괴물이야 시커멓고 거대한 괴물 한 마리가 나와 눈을 마주치고 있어 내 기억 속의 나는

휘둘리는 나 심상율

나는 너에게 휘둘리고 있어 너는 희한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 시전자인 너는 모르겠지만 능력에 당한 나는 너의 능력을 정화할 수 없어 너의 능력에 당해버린 나는 너를 거역할 수 없게 돼 나에겐 귀찮은 일이지만 나는 묵묵히 하게 돼 그래서 너에게 휘둘리는 내가 참 한심해 너에게 아니라고 말 못 하는 내가 참 한심해 하지만 모든 사람이 너의 능력에 당하는 것은 아니기에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심상율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가 그때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우리는 결혼을 했을 거야 서로의 모습이 적절하게 보이는 아이가 있을 거야 아마 그럴 거야 행복할 거야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의 나는 그려지지 않아 우리가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나아가지 않았을 거야 나를 발전시키지 않았을 거야 다니던 학교를

한달살이 심상율

나는 한달살이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한달살이 다음 달에도 월급이 들어올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불안해요 다음 달에도 돈을 벌어야 할 텐데요 나는 한달살이 저축을 하고 싶어요 그런데 모을 수가 없어요 밥을 안 먹을 수는 없잖아요 밖에서 노숙할 수도 없잖아요 내야 할 공과금도 많잖아요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잖아요 나는 한달살이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한달살이

중2병 심상율

중2병 현재진행 중 나를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지 나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았어 나는 세상에 맞추지 않았어 내가 세상의 중심이야 나만의 세계가 있으면 어때 오글거리는 말을 하면 어때 공상에 빠져 있으면 어때 이게 나인걸 나는 중2병을 고치지 않았어 세상의 틀에 맞추지 않았어 세상의 눈치를 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룰

말투 심상율

그대를 기억 속에서 다 지웠다 생각했지만 나의 내면 깊숙한 곳에 그대의 말투가 살아간다 그대와 대화한 비슷한 상황이 오면 나는 그대와 똑같은 말을 내뱉는다 말을 내뱉고는 흠씬 놀란다 내가 그대와 같은 말을 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는다 말은 좋은 말보다 나쁜 말이 더 오래 남기에 나는 그대가 했던 나쁜 말을 내뱉는다 나의 내면에는 그대가 산다 벗어났다 생각했지만

행복의 역설 심상율

행복한 기억이 나를 불행으로 이끌었다 행복했던 기억을 되뇌었다 찬란한 몽환에 달콤하게 취했다 나의 기억 나의 과거 나의 젊음 나의 행복 모든 것이 나였다 나였지만 나는 아니다 지금의 나는 행복을 가진 내가 아니다 과거의 나의 행복을 가진 내가 아니다 과거의 나의 행복이 지금의 나를 불행으로 이끈다 다시는 저 행복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나의 행복으로

멸종위기종 심상율

나는 멸종위기종이야 이제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생명체지 옛날 사람에게는 익숙하지만 젊은이들에게는 생태교란종인 멸종위기종이지 나는 당연하다 생각하지만 이제 당연하지 않다고 해 나는 나대로 살아가는데 흔치 않은 청년이라 불러 뭐가 흔하지 않은지 모르겠어 이게 당연한 거 아니었나 비정상이 다수가 되면 정상이 되는 것이지 옳고 그름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그저 다수가

필름 타임머신 심상율

내 어릴 적 추억을 찾아 옛날 필름을 돌려보네 나의 십 대 시절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그 시절 유행하던 노래 그 시절 유행하던 옷 그 시절 유행하던 감성 그 시절 어딘가에 살아가던 나 저 필름과 같은 시기에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내 기억 속 먼지 쌓여 있던 필름들을 영사기에 돌려보자 지금은 아무도 듣지 않는 노래 지금은 아무도 입지 않는 옷 지금은

회상의 노래 심상율

타임머신은 이미 존재한다 엄지손가락만 한 MP3 플레이어 안에는 나를 과거로 보내주는 타임머신이 들어있다 MP3 플레이어 안에 들어 있는 노래 목록들은 몇 년도 몇 월에 도착할지 기록해둔 좌표다 그 좌표를 따라 나는 과거로 간다 그때의 노래를 들으며 그때를 열람한다 이 노래와 함께 기록한 장면을 열람한다 희미한 미소가 띤다 기분이 좋다 나는 지금 10대의 어느

안녕 그대 심상율

안녕 사랑하는 그대 아무도 언제 올지 모르는 첫눈처럼 나에게 왔던 그대 시린 날들이 지나 수줍게 고개를 내미는 새싹들처럼 날 떠나가요 흐르는 물처럼 시간이 흐르면 바다를 만나게 될 거예요 내가 없어도 빛이 나는 그대여 이제 흘러갈 시간이예요 그대 날 떠나가세요 해가 져도 빛이 나는 달처럼 그대 날 떠나 빛을 내줘요 내 마음 시린 대도 그댈 위해 멀리 떠나요

흑고니 심상율

입장 전부터 땅을 울리는 클럽 안 베이스 소리 마치 심장 박동 같아 스테이지로 가는 복도는 마치 나를 위해 준비한 런웨이 같아 어두운 복도를 지나 맞이한 스테이지 벽면을 가득 채운 전광판 쉴 틈 없이 쏘아대는 레이저 화려하게 빛나는 네온사인 온몸을 진동시키는 스피커 어디 한번 즐겨볼까 나는 저 비둘기와는 달라 바닥에 뿌려진 모이처럼 여자 주변으로 모이지 않아

불안정 심상율

나는 불안정해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감정이 변해 기뻤다가 슬펐다가 즐겁다가 우울하지 나는 불안정해 감정의 끝은 결국 깊은 슬픔으로 향하지 자신과 대화하다 보면 어느새인가 고립되어 있어 고통뿐인 세상에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계속 질문을 던지지 삶은 우울의 기초위에 행복이 잠깐 머무르다 가는 것이지 그럼 다시 고립된 우울만 남지 하루에도 수십번 고민해 이 우울의

Cute aggression 심상율

Cute aggression 뇌가 과도하게 행복한 상태가 되면 감정의 평형을 맞추기 위해 정반대인 공격성을 유도하는 것 그래서 날 깨물고 싶어 했구나 귀여운 공격성 그때는 몰랐지 왜 나를 그렇게 깨물고 싶어 하는지 살살 깨무는 것도 아니야 살점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다니깐 팔을 깨물어도 되냐고 물을 때마다 나는 섬뜩했어 그렇지만 이런 이유라면 얼마든지 내어줄게

친구할 사람 심상율

어릴 적부터 나는 쭉 혼자였어 아무도 나의 말을 이해 못 해 늘 이상한 아이 취급을 받았어 항상 혼자였어 외로웠어 친구들과 함께 웃고 싶었어 저 무리 속에 속하고 싶었어 그러나 내 주위엔 말 없는 내 그림자만이 항상 나를 따라왔어 왜 아무도 나에게 다가오지 않아 나는 너희들을 헤치지 않아 나랑 친구 할 사람 없어 내가 어떤 모습이면 친구 해 줄 거니 무엇을

연애살 심상율

너의 사랑을 먹고 쪄버린 연애살 내 몸 이곳저곳에 너에게 받은 사랑이 남아 너를 잊지 못해 눈물이 흐른다 마냥 미련하게 슬퍼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나는 너를 잊기 위해 달린다 나의 숨 한 번 한 번마다 나의 땀 방울방울마다 너와 함께한 추억을 뽑아낸다 힘들다 죽을 만큼 힘들다 너를 잊는 것이 힘든 게 아니라 살을 빼는 것이 힘든 것이라 되뇐다 언제 연애살이

뉴스가 제일 재밌어 심상율

이제 뉴스가 제일 재밌어 어렸을 적 나는 TV로 뉴스를 보고 계시던 아버지에게 뉴스 말고 예능을 보자고 했지만 아버지께서는 뉴스가 제일 재밌다고 하셨어 그 당시의 나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뉴스를 볼 수 밖에 없었어 아저씨라 불릴 나이가 된 지금 이제야 이해가 돼 진짜 뉴스가 제일 재밌어 예능을 보니 이제 시시해 짜인 판에 연기하는 출연자가 안쓰럽게 보여 그래서

밥과 법 심상율

내게 밥과 법 중 하나만 선택하라 한다면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밥을 고를 것이다 법은 인간이 만든 것이다 헌법은 국가의 기틀을 만들고 민법은 재산을 지키고 형법은 생명을 지킨다 그러나 밥을 주진 않는다 법은 방패이자 검이다 지키며 살아야 하지만 알게 모르게 법을 어긴다 법은 숨 쉬는 것 하나까지 규정을 둔다 그런데 만든이조차 잊어버려 범법으로 숨을 쉰다

Kaamos 심상율

흑야에다 던져 놔봐 어둠 따윈 눈을 감을 뿐 칼날 같은 바람에 호수에는 유빙이 밀려 와 얼음이 성을 내며 날을 세우지만 나에겐 단지 조각 예술일 뿐 하늘에서 쏟아지는 눈은 바늘같이 따갑지만 나에겐 그저 조각 얼음일 뿐 나를 더 혹한으로 몰아붙여봐 Kaamos Kaamos Kaamos Kaamos 해와 달이 공존하고 구름은 산이 되고 모든 것이 얼어 붙지만 나는

나의 가치 심상율

관심을 끌 때 나의 가치는 올라간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치가 내 생각보다 낮아 억울할지라도 나의 결과물이 그 정도의 가치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결과물이 모든 것을 정한다 결과물이 좋아야 나의 노력도 서사가 된다 결과물이 좋지 못한데 투입한 재료가 많다면 실력이 좋지 못한 것이다 나의 가치가 낮더라도 실망해서는 안 된다 결국 결과물이 좋지 못한 것이기에 나는

잘했어 심상율

칭찬을 들었는지 모르겠어 어린아이일 때는 모든 것에 칭찬을 들었어 잘했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어 나이가 들수록 세상은 각박해져 칭찬에 대한 기준이 높아져 언제 마지막으로 칭찬을 들었는지 모르겠어 나이가 들수록 칭찬 들을 일이 없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사람은 춤만 추겠어 격려와 위로가 필요한 세상이야 세상은 너무나 모질어 세상은 너무나 빡빡해 그래서 나는

영광스러운 최후 심상율

나에게 영광스러운 최후를 나에게 시시한 최후 따윈 가당치도 않아 화끈하게 살다 예술로 가는 거야 하품이 나오는 최후는 바라지도 않는다고 늙어빠져서 걷는 것조차 불편해 흔들의자에서 편히 눈을 감는 것은 나는 원하지 않는다고 병에 걸려서 침대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촛불이 꺼져가듯이 서서히 다가오는 최후는 뜨겁지 못하다고 이런 최후는 누구에게도 주지 말란 말이야 재밌는

오래된 티셔츠 심상율

나에겐 오래된 티셔츠가 있어 오래돼서 군데군데 구멍이 나고 여기저기 찢어져 버린 낡고 낡은 티셔츠가 있어 남들은 누더기 보다 못한 옷이라고 빨리 버리라고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어 이 티셔츠는 이미 내 피부와 같거든 다른 옷은 이만큼 편하지 않아 이 티셔츠보다 편한 옷을 찾게 된다면 버릴지 말지는 생각해 볼게 가끔 찢어진 부분으로 팔을 잘못 끼워 넣고 가끔

후속편 심상율

나는 아직 죽을 수 없어 후속편을 봐야 해 전편의 감동을 잊지 못했어 후속편을 못 보고 죽는다면 너무 억울하잖아 남몰래 훔쳤던 감동의 눈물이 아직 마르지 않았어 아직 내 귓가에 생생하게 들리는 음성 아직 내 가슴을 진동시킨 웅장한 노래 아직 내 눈앞을 화려하게 수놓은 영상 전편의 기억이 생생해 후속편을 보지 못하고 죽는 것은 너무 억울하잖아 아직 죽을 수 없어

희망이 절망으로 심상율

하루하루를 연장했다 그 하루에 몇 번이고 포기를 되뇌었다 그만두고 싶다 포기하고 싶다 이 정도면 됐다 할 만큼 했다 버틸 만큼 버텼다 정신이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희망 하나로 다잡았다 이 고통의 끝에는 낙원이 있으리라 확신했다 희망은 나를 구축하는 전부였다 하지만 희망은 절망이 되었다 희망은 나의 착각이었다 아니 망상이었다 나의 모든 행동은 의미가 없었다 나는

무운의 행운 심상율

강해져야 한다 단련과 수행 무장과 훈련 힘을 길러야 한다 체력을 길러야 한다 정신력을 길러야 한다 나에게 언젠가는 큰 시련이 올 것이다 시련에 지지 않기 위해 강해져야 한다 그 시련이 두렵다 그러나 시련을 이겨내면 나는 영광을 얻을 것이다 지금의 처절한 성장은 미래의 영광을 위한 극심한 성장통일 뿐이다 최후에는 모든 것이 끝난다 응원은 필요하지 않다 용기도

실피의 의지 심상율

공이 울렸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상대를 탐색한다 스텝을 밟는다 잽으로 견제한다 다시 스텝과 탐색 상대를 유인해 볼까 잽 아니면 훅 이런 생각이 길었다 상대의 스트레이트 나의 그로기 상대의 러시 흠씬 뚜드려 맞는다 빈틈이 생긴 가드 정신이 혼미하다 이성이 가출한다 체력이 깎인다 나의 녹다운 아마 나는 지금 실피 정신 차려야 한다 실피가 되었다는 것 외에는 변한

나의 목소리 심상율

심상율이라는 사람은 저 시대에 저런 생각을 하며 살아갔구나 전달할 수 있겠지 시간이 지나면 나의 생각이 부끄러워질 수 있고 나의 생각이 잘못됐을 수 있지만 그것 또한 하나의 기록 나의 목소리는 시대를 살아가는 기록물 나의 목소리는 미래를 위한 역사적 사료 나의 생각은 나의 목소리로 미래를 살아가겠지 나의 생각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나는

예지몽 심상율

몇 달 길게는 몇 년 어느 시간인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현실로 나타날 꿈이다 이 꿈은 미래를 향한 확인 지점이 된다 이 꿈이 여기서 실현되는 구나 생각지도 못하게 실현된다 꿈이 실현되었을 때 내가 잘 살고 있었구나 느낀다 요즘은 예지몽을 꾸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 불안하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이제 미래를 보여주지 않아도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는 뜻이겠지 나는

긍정 회로 고장 심상율

너무 많은 부정이 입력되었습니다 모든 부정을 긍정으로 입력합니다 긍정 회로 고장 긍정 회로 고장 긍정 회로 고장 긍정 회로 고장 경사가 없네 경사가 없어 귀에 들리는 소리는 모두 부정이야 부정 뉴스를 틀어도 부정 폰을 들어도 부정 귀를 열어도 부정 긍정을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네 부정적인 말만 들으니 뇌가 썩어들어가는 듯해 나는 그냥 웃을란다 미친놈처럼 그냥

Father's DNA 심상율

나에게도 아버지의 유전자가 남아있겠지 가끔씩 나도 모르게 발현되는 아버지의 유전자가 당혹스러워 나는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아버지를 해도 되는 것일까 이 유전자를 남기는 것이 맞는 것일까 그래도 되는 것일까 Father's DNA Father's DNA Father's DNA 내가 아버지가 되면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나도 아버지가 되면 아버지와

99와 100 심상율

99는 100이 아니야99를 만들기 위해힘들었다는 것고생했다는 것노력했다는 것부정할 수 없지만99는 100이 아니야99는 완성에도달하지 못한미완성이야99는 100과 가깝지만100에는 도달하지 못했어100을 지나쳐야완성인 것이야완성되지 않은 것은0과 다르지 않아비록 99가 되었더라도미완성일 뿐이야100을 지나치는 것은 괜찮아101은 100을 지났지만완성...

누구나 엄마가 필요해 심상율

누구나 엄마가 필요해우리는 모두 몸만 큰 아기야누구나 응석을 부리고 싶고누구나 앙탈을 부리고 싶고누구나 위로를 받고 싶고누구나 안정을 받고 싶어우리는 모두 몸만 큰 아기야나의 편이 필요해내가 무슨 일을 저질러도나의 편이 되어 줄사람이 필요해나의 뒤를 봐줄사람이 필요해내가 언제나 기댈사람이 필요해그런 사람은엄마밖에 없어나에겐 엄마가 필요해엄마도 엄마가 ...

다양한 인생 심상율

어린 시절에는다양한 인생이있다는 것을 몰랐어9시에 출근해서6시에 퇴근하고정해진 날에또박또박 들어오는월급을 받으며살아가는 인생이전부인 줄 알았어세상 모든 사람이직장인인 줄 알았어참 어린 생각이었어인생은 다양해그 누구도정해진 삶은 없어사회가 규정한삶은 없어한 명의 사람이자신의 인생을 사는 거야한 사람 한 사람당각자의 인생을 사는 거야인생의 숫자는사람 수만...

만둣집 심상율

백발의 할머니가만두를 찐다허름한 차림의아저씨들은말없이만두를 먹는다오직 벽만을 바라본 채만두를 먹는다조용한 적막은단무지 씹는 소리에깨진다어떠한 말소리도들리지 않는다늦은 점심을 먹는아저씨들은이곳이 고독을 만끽할유일한 쉼터일 것이다만두 한 점에억압을 내려놓는다만두 한 점에핍박을 내려놓는다만두 한 점에근심을 내려놓는다만두 한 점에가장을 내려놓는다만둣집 찜기에...

부탁하는 용기 심상율

부탁하기 위해서는보이지는 않지만많은 것이 필요하다누군가에게부탁하는 것은온전히 자신을내려놓아야 한다자존심을 굽히고부탁한다는 것이얼마나 힘든 일인가부탁하기 위해얼마나 많은망설임이 있었을까부탁이라는 것은자신의 능력으로해결하지 못하는상황을 마주했을 때이 상황을해결해 줄 수 있는사람에게청하는 것이기에내가 숙여야 한다말 한마디를 하기 위해얼마나 많은망설임이 있었...

수컷의 향기 심상율

잘 다린 셔츠를 꺼내단추를 채워출근하는 것도 아니니넥타이는 생략해커프스를 채우고머리를 단정하게 넘겨시원한 향의 향수를 뿌려기분에 맞는 시계를 차내 용모는 내 것이 아니야내 여자의 것이지나 때문에 내 여자가기죽으면 안 되지이것이 바로수컷의 향기지조금은 거칠지만내면은 부드럽게말은 유려하지만강단 있게행동은 강력하지만섬세하게내 품위는 내 것이 아니야내 여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