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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여 향단이 모보경, 이상호

[중중모리] 그때여 향단이 요염 섬섬 옥지갑 봉선화를 따다가 도련님 얼른 보고 깜짝 반겨 나오면서, “도련님 인제 나오시오? 아씨가 기대리요. 전에는 오실라면 담 밑에 예리성과 문에 들면 기침 소리 오시는 줄 알겄더니, 오늘은 소녀를 놀래시려 가만가만히 나오시네.”

춘향모 술상 차리는디 (강진향 교자반으)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춘향모 울다가 춘향과 향단이 우는 것을 보더니 손수 탕 치고 허는 말이, “워라 워라 워라, 시끄럽다. 울어도 소용없고 한탄해도 쓸 데 없고 소 흥정이라고 물릴 수도 없고 다른 사람 같잖애 이 골 사또 자제라 허니 좋기사 좋다. 도련님이 나도 모르게 와겨서 오직 시장허셨겄냐. 오늘 밤에 일찍 오시라고 네 기별로 왕복히라.

향단의 변명 (하나는 남중문장재사요) 모보경, 이상호

이렇듯 호통허니 향단이 겁을 내어, “마나님 진정허시고 제 말씀을 들어뵈겨요. 간밤에 애기씨와 제가 바느질을 허는디 책방도련님이 나와겨서 애기씨와 말씀허시기에 저는 제 방으로 왔사오니 그 뒷 일은 어찌되었는지 몰라요.” 춘향모 깜짝 놀래어 “아이고, 일은 당했구나, 당했어. 이년아, 그 도련님이 무단히 오셨을까.

월매의 통곡 (허허 이게 웬말이냐)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사또께서는 분이 점점 충천하야, “네 그 년 큰 칼 씌워 하옥하라.” 사령들이 달려들어 결박한 걸 끌러놓으니, 춘향은 사지에 맥이 없어 형틀 아래 떨어지는구나. 그때여 춘향모는 춘향이가 들어가면 허락헐 줄 알었다가 영영 듣지 않고 매 맞어 죽었단 말을 늦게야 알고 천방지축 들어가는디, [자진 중중모리] “허허, 이게 웬 말이냐?

사령 맞는 춘향 (그럴줄 내 알었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이렇듯 설리 울 제, 향단이 급히 뛰어 들어오며, “아이고 애기씨, 사령들이 떠들고 나오면서 애기씨를 부르니 아마도 무슨 야단이 났는개비요.” [단중모리] “그럴 줄 내 알었다. 홈초리나 받으리라.”

부끄러운 춘향이 (춘향 앞으로 들어가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이렇듯 야단을 헐 제 향단이 마주 나오며, “어떤 놈이 들어왔길래 마나님이 이리 걱정을 허시어요?” 춘향모 향단이를 가만히 보더니, “너는 어찌 달만 밝으면 잠 안자고 화초밭 갓으로 목탁 잃은 중 다니듯 왔다갔다 허느냐. 썩 들어가, 요년.”

월매의 실망 (춘향 모친 기가맥혀) 모보경, 이상호

향단이 나오며, “파루나 치거든 가사이다.” 파루 치기를 기다릴 제,

방자의 왼갖 생각 (춘향의 집얼 건너가며) 모보경, 이상호

이 일 저 일 생각허여 춘향 문전을 당도허니 향단이 마침 나오거날 방자 내렴으, “야, 이거 무슨 서기지망이 있을라나 부다.”

이몽룡, 춘향집을 찾아간다 (이윽고 퇴령소리) 모보경, 이상호

가만가만 들어갈 제, 그때여 춘향이는 촛불을 돋우 켜고 칠월편을 읽는 소리 반갑고도 아름답다. 화계으 배회헐 제, 그때여 향단이는 쌍송 아래 은신허여 도련님 오시는 거동을 보고 반겨 나와 모시고 들어가 춘향 방문 가만히 열고,

임을 찾아서 갈까부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이렇듯이 군로 사령들이 서슬이 퍼렇게 나가는디, 그때여 춘향은 사령이 오는지 군로가 오는지 아무런 줄 모르고 외로운 벼개 우에 벽만 안고 홀로 누워 시름 상사 울음을 우는디, [중모리] “갈까부다, 갈까부네. 임을 찾어 갈까부다. 어이허여 못 오신고?

춘향의 꿈 (책상의 촛불을 돋우켜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글 지어 읊은 후 다시 일어 배회헐 제, 그때여 춘향이는 도련님을 만날라고 그 전일 초나흗날 밤에 몽사 하나를 얻것다. [단중모리] 책상의 촛불을 돋우 켜고 열녀전을 외어가다 홀연히 잠 오거날 서안을 의지허고 잠깐 조으더니, 비몽사몽간의 춘향 몸이 공중으로 날리어 바람을 어거허고 구름을 헤쳐가다 한 곳을 당도허니 주궁패궐은 보던바 처음이라.

해돋이 (해소식) 모보경, 이상호

이렇듯 자랑이 낭자헐 제, 그때여 향단이는 방자가 준 편지를 춘향에게 주니 춘향이 보고 깜짝 놀래어, “너 이 편지 어디서 갖고 왔냐?” “봉선화 따러 대문 밖에 나갔다가 방자가 주길래 받어 왔어요.” “이 편지 가져올 때 마나님 보셨느냐?” “마나님 모르게 살짝 가져왔어요.”

오리정 이별 (도련님 하릴없이) ~ 술상 채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내행은 길을 뜨려고 내외가 분주헐 제, 도련님 아니 들어오니 방자 민망허여 춘향 집에 나와 보니 춘향과 도련님이 정신없이 울고 있는지라. 방자 어이없어, “도련님 어쩔라고 이러시오? 내행차는 오리정을 지내시고 사또께서는 도련님 찾어 야단나겼소. 어서 가십시다.”

춘향의 울음소리에 (내행차 나오려고) 모보경, 이상호

마두병방 좌우나졸 쌍교를 옹위하야 부운같이 나오는디, 그 뒤를 바라보니 그때여 이도령은 비룡같은 노새 등으 두렷이 올라 앉어 재상 만난 사람 모냥으로 훌쩍 훌쩍 울며 나오는디, 동림숲을 당도허니 춘향의 울음 소리가 귀에 언뜻 들리거날, “이 얘 방자야, 이 울음이 웬 울음 소리냐?” “도련님 귀도 밝소. 울음은 웬 울음소리가 나요?”

향단과 월매의 위로 (그 자리 버썩) 모보경, 이상호

그때여 춘향모는 아무리 기다려도 춘향이가 아니 돌아오니 동림숲을 찾어나와, “아가 춘향아, 들어가자. 늙은 에미는 생각잖고 어쩌자고 이러느냐? 이 에미를 생각허여 우지 말고 들어가자.” 만단으로 개유허니,

방자 영을 듣고 모보경, 이상호

[자진모리] 방자 영을 듣고 충 충충 충충 걸어 나가는디 마루 밑 청삽사리 컹컹 짖고 내달으니, 그때여 춘향 모친 치마 끈 졸라 매며 닫은 방문 툭 차 열고 우루루루루루루루 쫓아 나와, “네 요 개. 왜 이리 짖느냐? 워리 워리.” 방자 선뜻 나가거날 춘향모 질색허여, “아이고 저 도적 놈 왔구나. 네 이 도적놈.

천자뒤풀이 (자시으 생천) 모보경, 이상호

편지 내어 향단이 주며, “너 이 속 알겄냐?” “그 속을 내가 어찌 안단 말이냐?” “아까 너그 애기씨허고 그네 뛰러 나왔지야?” “그렸다.” “광한루에 누가 있더냐?” “도련님허고 너허고 있더라.” “이것이 바로 그 속이다.” 향단이 깜짝 놀래어, “우리 마나님 아시면 큰일 난다. 어서 갖고 가거라.” “향단아.

어사또가 춘향을 찾아간다 (초경야경) 모보경, 이상호

그때여 춘향이는 비몽사몽간으 남산 백호가 옥담을 뛰어 넘어오더니 옥문 앞에 와 우뚝, 주홍 입 쩍 어헝 아그르르르르. 춘향이 꿈이라도 무섭고 두려워 왼 몸이 오싹, 머리 끝 주삣, 소스라쳐 깜짝 놀래 깨달으니 등에서 땀이 쭈루루루루루, 부름 소리가 귀에 언뜻 언뜻 들리거날, 모친 소리를 귀신 소리로 알고 “옴급급여율영사파 쉐.”

이도령의 작별인사 (도련님 하릴없이 방자으게 붙들리어) ~ 달만큼 보이다가 (저 방자 미워라고) 모보경, 이상호

[자진모리] 저 방자 미워라고 ‘이랴’ 툭 차 말을 몰아 따랑따랑따랑따랑따랑따랑 훨훨이 달려가니, 그때여 춘향이는 따러갈 수도 없고 높은디 올라 서서 이마 우에 손을 얹고 도련님 가는데만 물그러미 바라보니 가는대로 적게 뵌다. 달만큼 보이다가 별만큼 보이다가 나비만큼 불티만큼 망종고개 아주 깜빡 넘어가니, “우리 도련님 그림자도 볼 수가 없구나.”

이별가 초입 (왼갖 생각) 모보경, 이상호

그때여 사또께서는 동부승지 당상하야 내직으로 올라가시게 되니 내아가 다 질거하야 극락세계 되었는디 도련님은 말이 없이 돌부처가 되었구나. 석반을 재촉허여 한 술 뜬 체 만 체 허고 춘향 집에 이별차로 나가는디, [중모리] 왼갖 생각 두루 헌다.

박석고개를 넘어 (박석티) 모보경, 이상호

차즘차즘 찾어갈 제, 춘향 문전 당도허여 동정을 살펴보니, 그때여 춘향 어모는 후원에 단을 묻고 두 손 합장 무릎 꿇어 하나님 전에 축수를 허는디,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지신 일월성신 오방신장 후토신령 화우동심 허옵시오.

과거장 (그때여 몽룡씨는) ~ 서리 역졸 분발 (남대문 밖 썩 내달아)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이몽룡은 춘향을 이별허고 서울로 올라가 글 공부 힘써 헐 제, 때마침 태평과를 보이는지라.

어사또의 형색 (각처로다)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각처로 다 분발허고 그때여 어사또는 패의 파관을 채리는디 앞살 터진 헌 망건으 박 쪼가리로 관자 달어 두 눈썹 잔뜩 눌러 두통나게 졸라매고, 철대 없는 헌 파립 버리줄 총총 매어 노갓끈을 달어 쓰고, 자락 없는 헌 베 도포 열 두 도막 잇은 띠를 흉당 눌러 잡어매고, 질목 짚신 감발허고, 주령을 끌면서 독담물을 지내어 숫고개를 얼른 넘어 한내 가리내

난향이 춘향을 달랜다 (적적한 심야간으)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춘향이는 이리 앉어 울음을 울제, 그때여 사또는 춘향을 옥에 가두어두고 아무리 달래어도 듣지 않고 고집을 허니 교방청 기생들을 불러놓고, “너희 중에 춘향을 달래어 수청 들게 하는 자 있으면 기안에 이름을 빼어 줄 것이고 수 천냥 상덕을 주마.”

신바람 난 월매 (어디가야 여기 있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춘향 모친은 춘향이가 살어난 줄을 벌써 들어 알었건만, 어제 저녁에 어사또에게 헌 가늠이 있어라고 선뜻 들어가지 못허고 저 삼문 밖에서 어정거릴 제, 춘향이가 어머니 찾는 소리를 듣더니 기고만장으로 들어가는디, [중중모리] “어디 가야, 여기 있다. 도사령아, 큰 문 잡어라. 어사 장모님 행차헌다. 요새도 삼문간이 이리 억세냐?”

옥중가 (천지삼겨) ~ 일야는 꿈을 비니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사또께서 춘향 가두라는 호령이 지엄하니, 향단이가 춘향을 업고 여러 기생들이 칼 머리를 들고 춘향 모친을 부축허여 옥으로 내려갈 제, 남원부중 남녀노소 없이 눈물을 흘리며 따라 가는디 뉘 아니 칭찬허리.

생신잔치 준비 (이튿날 평명후으) ~ 동헌풍경(본관사또주인이라) ~ 어사또의봉변(고인불러삼현치고) ~ 운봉이 안다(운봉이 무변으) 모보경, 이상호

그때여 어사또는 조반 많이 먹고 동원을 들어가 구경꾼에 함께 섞여 이리저리 다니다가 신명이 주쩍 나, 예 가 우쭐, 제 가 우쭐, 예 가 기웃, 제 가 기웃, 대상으로 뛰어 올라, “좌중이 평안허오? 충청도 내포 사옵는디, 이 근처 왔다 오늘 잔치 소문 듣고 구경이나 허고 주효나 얻어먹자 불고염치 왔사오니 허물치 마옵시오.”

춘향모의 항변 (춘향 어머니 나온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춘향 모친은 초저녁 잠 실컷 자고 일어나 도련님 드릴라고 밤참 음식을 준비헐 제, 춘향 방에서 울음소리가 낭자허니, “아이고 저것들 또 사랑싸움 허는구나. 싸움이 길면 이별 허기가 쉽느니라. 내가 가서 싸움을 말려줘야지.” 춘향 모친이 싸움 말리러 나오는디, [중중모리] 춘향 어머니 나온다. 춘향 어머니 나와.

신연행차 (신연맞이) ~ 청도 한쌍 홍문 한쌍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구관은 올라가고 신관이 내려 오시는디, 이번에는 어떤 분이 내려 오시는고 허니, 서울 남산골 사는 변학도씨라고 하는 분이 내려 오시는디, 이 분 성품은 탐 많고 욕심 많고 호주호색 허는고로 간 곳마다 봉변이로되, 세도가 좋고 형세가 갑부인고로 남원부사를 또 얻어 허였것다.

어사출두 모보경, 이상호

그때여 어사또는 기지게 불끈, “에, 잘 먹었다. 여보 본관 사또, 잘 얻어 먹고 잘 놀고 잘 가오마는 섯들허니 낙흥이오.” 본관이 홰를 내며, “잘 가던지 마던지 허지, 분요헌 통에 수인사라니.” “그럴 일이오? 우리 인연 있으면 곧 또 만납시다.”

사또전 춘향모의 말 (춘향 어머니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향자 가진 기생들이 차례로 들어와도 춘향은 종시 없거늘 사또 물으시되, “너의 고을에 춘향이라는 기생이 있다는데 점고에 불참이니 웬일이냐?” 호장이 여짜오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춘향은 본시 기생이 아니오라 양반의 기출로 대비 넣고 물러 나와 여공만 숭상허옵다가, 구관 자제 이몽룡씨와 백년 언약허고 올라가신 후로 수절허고 있나이다.” 사또...

광한루 행차채비 (저 방자 분부 듣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숙종대왕 즉위 초에 서울 삼청동 사는 이씨 양반 한 분이 계시는디 명문거족이요, 세대 잠영지족이요, 국가의 충신지 후예라. 돈령 참봉 출륙시켜 과천 현감 임실 군수 두어 도목 지낸 후 남원부사로 제수하시니, 도임한 지 이삼삭에 선치하사 거리 거리 선정비요, 곳곳마다 칭송이었다.그 사또 자제 도련님 한 분이 계시는디, 연광은 십 육세요 용몽을 ...

어사또와 춘향모의 상봉 (허허 저 걸인아)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어! 차마 못보겠구나. 내가 선영의 덕으로 어사한 줄 알았더니, 예와 보니 춘향모 정성이 반이나 되겠구나. 저런 형상에 내가 이 모양을 하고 들어갔다가는 저 늙은이 성질에 큰 괴변이 날터이니 잠시 속일 수 밖에 없지.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게 아무도 없느냐?”춘향모 울다 깜짝 놀래어,“향단아! 너그 애기씨가 죽게가 되니 성주 지신이 발...

네가 날 오기만 기대려라 (춘향이 여짜오되 어머니 우지말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어찌 소리를 질렀던지 춘향은 놀래여 웃목으로 가고 향단이는 놀래어 부엌으로 가고 개는 놀래서 저 뒷간으로 가고 도련님은 놀래어 눈을 휘둥글게 뜨고 아랫목에 바짝 쪼그리고 앉어, “여보소 장모, 그리마오. 내 춘향 데려감세. 좋은 수가 있네. 내일 내행 앞에 신주 요여가 올라갈 터이니 신주는 모셔내여 내 도포 소매 안에 모시고 춘향은 요여 속에...

몽중가 (아무덴 줄 바이몰라)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아무덴 줄 바이 몰라, 좌우로 살필 적으 안에서 단장 소복헌 차환이 쌍등을 돋우 들고 앞길을 인도커날 중계으 다다르니 백옥 현판 우으 황금 대자로 두렷이 새겼으되, 만고 정렬 황능지묘라. 심신이 산란허여 좌우로 살필 적에 당상으 백의헌 두 부인이 옥패를 늦이 들어 좌상으로 청허거날, 춘향도 성경현전과 예기 춘추를 아는 사람이라,“황후의 좌석을...

광한루 풍경 (동편을 가리키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광한루 당도하야 나귀 내려 풀 뜯기고, 도련님은 누각 우에 올라서 사면 경치를 둘러보시더니, “이 얘 방자야, 처음 보는 곳이라 어데가 어데인 줄 모르겠구나. 네가 좀 일러라.” 방자 팔을 들어 역력히 고하는디,[진양조]동편을 가르치며, “저 건너 보이는 산은 지리산 내맥인디 신선 내려 노든데요.” 북편을 가르치며,“교룡 산성이 저기온디 화계...

군로 사령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말은 허여 보옵지만 안 될 듯 허옵니다.”사또 그 말을 더 멋지게 듣고, “그러기에 저를 기특타 하지야. 나도 한 번 알면 그 사람같이 섬길테니 그 아니 기특한 일이냐? 그리고 에미 말 어찌 안듣겠느냐? 네가 잘 타일러 보아라.”이렇듯 춘향모를 시켜 사오차 달래어도 죽기로써 영영 안들으니 사또 그제는 분을 내어,“그 년 괘씸한 년이지. 제가...

교명오작선인교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좋다좋다. 호남의 제일루라 하겠다. 이 얘 방자야, 이런 좋은 경치에 술이 없어 무미허구나. 술상 이리 가져오너라.” 방자 술상 갖다놓고 술 부어 올리니 이 삼배 자신 후 취흥이 도도하야 글 한 수를 지었으되 춘향 상봉할 글을 지었것다. [시창] 교명오작선인교요, 누호광한옥경누를. 차문전생수직녀오, 지응금일아견우를.

월매의 한탄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춘향모 들어보니 일이 그럴듯도 허여,“이 년아 듣기 싫다. 애기씬가 뭣인가나 깨 오니라. 어찌된 사연이나 들어보자.”향단이가 들어가 춘향을 깨워 마나님께 탄로된 말을 다 허니 춘향이 겁을 내어 저의 모친 앞에 와 벌벌 떨고 서있을 제,[진양조]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설움이 복받치어 춘향이를 물그러미 바라보더니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

이 도령의 달램(도련님이 이 말 듣고)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도련님이 이 말 듣고 말 아래 급히 내려 우루루루루루루루 뛰어 들어가 춘향의 목을 안고,“춘향아, 네가 이것이 웬일이냐? 네가 천연히 집에 앉어 날 더러 잘가라고 말을 허여도 장부 간장이 다 녹는디, 삼도 네거리 쩍 벌어진데서 네가 이 울음이 웬일이냐?”춘향이 기가 맥혀,“아이고 도련님, 참으로 가시오 그려. 못 허지, 못 가지요. 나를 죽여...

어사또와 옥중 춘향의 상봉 (춘향이가 나오는디)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춘향이가 나오는디, 형문 맞은 다리 더덕이져서 촌보헐 길이 전이 없고 큰 칼 목으 칼 몽오리 서서 목 놀릴 길이 전혀 없네. 칼머리를 두 손으로 들어 저만쯤 옮겨 놓고 형문 맞은 다리를 두 손으로 옮겨 놓으며 뭉그적 뭉그적 나오더니,“아이고 어머니, 어찌 왔소?”“오냐, 왔더라.” “오다니, 누가 와요?”“밤낮주야 기다리고 바래던 너의 서방 ...

춘향의 편지 내용 (백운홍수)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어사또 내려오시다 방자 허는 소리를 들으시고, “저놈이 내 앞에서 수 년 거행허던 방자 놈이 분명한데 저놈의 천성이 방정 맞은 놈인지라 내 본색을 알게 되면 누설이 될 것이니 잠시 속일 수 밖에 없지. 이 얘! 저기 가는 놈아! 여봐라! 이 얘!”“당신이 날 불렀소?”“오냐 불렀다. 이리 좀 오너라”“뭣 헐라고 불렀소?”“너 어데 사느냐?”“...

춘향이 사또전에 불려간다 (행수기생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 대문에 이리 했다고 허나 그랬을 리가 있으리요. 춘향같은 열녀가 죽으면 영 죽었지, 사령에게 사정할 리도 없으려니와, 사또가 춘향에게 혹헌 마음 사령을 보내어 잡아오라 했을 리가 있으리오. 춘향모를 시켜 아무리 달래여도 영영 안 들으니 교방청 여러 기생들을 불러 놓고 분부 허시되, “너희 중에 누가 춘향을 불러 오겠느냐?” 허시니 행수 기...

이도령의 심사 (가벼야이)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 얘, 방자야.” 방자 눈치 빠른 놈이라 도련님이 춘향 보고 벌써 넋 나간 줄 알었지. “예.”“저 건너 화림 중의 울긋불긋 오락가락 하는 것이 사람이냐, 신선이냐?”“그런 것이 아니오라 이 고을 퇴기 월매 딸이온디, 제 본심 도고허여 기생 구실 마다허고 대비 넣고 물러나와 백화 춘엽에 글귀나 생각허고 침선녀공과 음률을 정통하와, 이 골서...

애부라니 당치 않소 (춘향이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사또께서 영창문을 비긋이 열고 내다보시더니,“오, 그것 옹골지게 생겼다. 볕이 뜨거우니 올라오너라.” 춘향이 올라가 아미를 숙이고 요만허고 서 있으니,“게 앉거라. 과연 듣던 말과 같다. 명불허전이로다. 네가 이 서방을 위하여 수절한다지? 그것 참 가소로운 일이다. 그 양반 가신 후 너 같은 미색을 그냥 두었을 리 있겠느냐? 응당 애부가 있을...

자진 사랑가 1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나 그것 되기 싫소.”“어찌 그렇단 말이냐?”“살어서 밑으로 가는 것도 원통헌디 죽어서도 아래로만 가라 하시니 나 그것 재미없어 되기 싫소.”“그러면 네가 위로 가게 하여주마.”[중중모리]“내 사랑 너 죽어 될 것 있다. 너는 죽어서 돌매 웃짝 되고 나는 죽어 매 밑짝 되어 사람의 손이 얼른허면 천원지방의 두 짝으로 홰홰 돌려 갈거들랑 네가...

춘향의 집 (저 건너)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방자야”“예.”“춘향이 가고 없다.”“가고 없으니 어쩌란 말씀이요?”“춘향 집이나 좀 일러다오.”방자 놈이 도련님을 은연 중 골리는디,“도련님이 소인 놈보다 키가 적으신게 저기 저 높은 디 올라서서 엄지 발로 괴고 스시오.”도련님이 춘향집 볼 욕심으로 방자 시키는 대로 허것다. 방자 놈이 도련님을 엄지 발로 괴어놓고 춘향집을 가르치는디,[...

방자문안 (소인 방자놈 문안이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방자 깜짝 놀래어 돌아보니 편지가 눈물에 젖어 물걸레가 되었는지라. 방자 기가 막혀, “아니 저놈의 어른이 남의 편지를 물걸레로 만들어 놨네 그려. 아 이놈의 어른아! 그만 울고 남의 편지 물어내어.”“오냐 물어주마. 그리고 너 서울 가야 그 양반 안 계시다.”“계시고 안 계신 속을 당신이 어찌 아요?”“그 양반과 나는 동문 서학으로 매우 친...

이 도령의 상사병 (도련님 그 시부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도련님이 춘향을 잘 보더니 춘향의 집도 잘 보것다.“얘, 하고 사는 것도 한다는 사대부댁 같구나.”[자진모리]도련님 그 시부터 구경에도 뜻이 없고 글짓기도 생각 없어 무엇을 잃은 듯이 섭섭히 돌아와, 동헌에 잠깐 다녀 내아에 뵈온 후 책방으로 돌아와서 옷을 모두 벗어 걸고 침금에 비껴 누니, 몸은 광한루 앉은 듯 눈은 선연히 춘향을 대하는 듯...

자진 사랑가 2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나 그것도 되기 싫소.”“네가 위로 갔는데도 싫단 말이냐?”“욱으로는 갔어도 가운데 주인 삼어 따러 다니는 조가 미워 그것도 되기 싫소.”“춘향아, 그는 팔자소관이라 하는 수 있느냐? 우리 그건 그만 두고 업고나 놀아보자.”“업고 놀다 미끄런 장판방에서 넘어지면 어쩌실라고.”“넘어지면 좋지. 넘어지는 체 하고 그 속 알겠느냐?”도련님이 춘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