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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타령
김근봉
서울서 살아보자고 살만한 곳을 찾아보니자동차 없는 뚜벅이에겐 역세권이 필수로다역세권 찾으러 나설적에 호선도 많고 역도 많으니 어떤 역으로 가볼꺼나일호선으로 접어드니 석유사러 중동역 추우니까 온수역 이건 정말 대방역보고들어 시청역 새로생겨 신설동역 제기차다 제기동역학생들이 좋아하는 방학역 돈좀 벌었다 소주 말고 양주역서울살이 가능한가 수도권 살이 가능한...
역타령
전병훈
서울서 살아보자고 살만한 곳을 찾아보니자동차 없는 뚜벅이에겐 역세권이 필수로다역세권 찾으러 나설적에 호선도 많고 역도 많으니 어떤 역으로 가볼꺼나일호선으로 접어드니 석유사러 중동역 추우니까 온수역 이건 정말 대방역보고들어 시청역 새로생겨 신설동역 제기차다 제기동역학생들이 좋아하는 방학역 돈좀 벌었다 소주 말고 양주역서울살이 가능한가 수도권 살이 가능한...
만학천봉
김근봉
만학천봉 운심처에 석벽 굽은 길로 미록타고 호로병차고 저불고 불로초 메고 쌍상투 짷고 색등걸이 입고가는 저 아희야 네 어디로 가자느냐 산 좋고 물 좋은데 앵무 공작 비취 봉황이 쌍쌍이 날아드니 별유천지 비인간이라 절승경개를 다 버리고 네 어디로 가자느냐 게 좀 섰거라 말 물어보자채약하는 아희가 사업을 다 떨치고 태공자 효측하야 점심 보습을 등에다 지고...
곰보타령
김근봉
칠팔월 청명일에 얽은 중이 시냇가로 나려를 온다그 중이 얽어 매고 푸르고 찡그리는 장기 바둑판 고누판 같고 멍석 덕석 방석같고어레미 시루밑 분틀밑같고 청동적철 고석매같고 땜쟁이 발등감투 대장쟁이 손등 고이 같고진사전 산기둥 같고 연죽전 좌판 신전마루 상하 미전의 방석같고 구타정장 소지같고근정전 철망같고 우박 맞은 잿더미 쇠똥 같고 경무청 차관 콩엿 깨...
병정타령
김근봉
남의 손 빌어 잘 짠 상투 영문에 들어 단발할 제 상투는 베어 협낭에 넣고 망건아 풍잠아 너 잘있거라 병정 복장 차릴 적에 모자 쓰고 양혜 신고 마구자 실갑 각반치고 혁대 군랑 창집 탄자 곁들여 차고 글화총 메고 구보로 하여 가는 저 병정아 게 좀 섰거라 말 물어보자우리도 부모 은덕에 글자나 배웠더니 문필은 사마천 왕희지에 지나가고 외관 양풍은 이태백...
기생타령
김근봉
양산 받은 교태한 여인 금비녀 보석반지 손가방 곁들여 들고 어여쁜 태도로 춘일이 화창한데 초목군생지물이 개유이 자락이라 이 몸이 여자로서 완보 서행으로 남산공원 찾아가니 백화는 만발하고 화향은 습의한데 부감장안도 하고 유정히 섰노라니 유두분면 일미인이 자동차 타고 가는 모양 정녕 기생이라 연보를 바삐하여 손을 들어 부르면서 저기 가는 저 기생은 차를 ...
육칠월 흐린날
김근봉
육칠월 흐린 날 삿갓 쓰고 도롱이 입고 곰뱅이 물고 잠뱅이 입고 낫 갈아 차고 큰 가래 메고 호미 들고 채쭉 들고 수수 땅잎 툭 제쳐 머리를 질끈 동이고 검은 암소 고삐를 툭 제쳐 이랴 어디야 낄낄 소 몰아가는 노랑 대가리 더벅머리 아희놈 게 좀 섰거라 말 물어보자 저 접대 오뉴월 장마에 저기 저 웅뎅이 너개지고 숲을 져서 고기가 숩북 많이 보였으니 ...
이삼경에 났던님이
김근봉
이삼경에 났던 님이 사오경에 들어 와서 대문걸고 중문걸고 앞마당에 썩 들어서 방문 닫고 마루 우에 올라서 건너방 문 들고 앞방 문 열고 와룡촛대 불 밝히고 정든 님을 이별하고 홀로 혼자 고불곱숙 허리 새우잠 자는데어디서 비몽사몽 간에 대각대각허게 정든님이 오셨는가 깜짝 놀래 내다보니 님은 간곳없고 왠 고슴도치 외 따지고 소구무 할 이 찾느라고 대그락 ...
생매잡아
김근봉
생매잡아 길 잘들여 두메로 꿩 사냥 보내고 쉰 말 구불 굽통 갈기 솔질 솰솰하여 뒷동산 울림 송정에 말뚝 쾅쾅박아 참바집바 비사리바는 끊어지니 한발 두발 늘어나는 무대 소바로 배고 앞내 여울 고기 뒷내 여울 고기 오르는 고기 내리는 고기 자나 굵으나 굵으나 자나 주엄주섬 얼른 냉큼 수이 빨리 잡아내어 움버들 가지 지끈 꺾어 잎사귀 주루룩 훑어 아가미는...
바위타령
김근봉
배고파 지어 놓은 밥에 뉘도 많고 돌도 많다 뉘 많고 돌 많기는 님이 안계신 탓이로다 그 밥에 어떤 돌이 들었더냐 초벌로 새문안 거지바위 문턱바위 둥글바위 너럭바위 치마바위 감투바위 뱀바위 구렁바위 독사바위 행금바위 중바위 동교로 북바위 갓바위 동소문 밖 덤바위 자하문 밖 붙임바위 백운대로 결단바위 승갓절 쪽도리바위 용바위 신선바위 부처바위 필운대로 ...
맹꽁이타령
김근봉
저 건너 신진사 집 시렁 위에 청동 청정미 청차 좁쌀이 씰어 까불어 톡 제친 청동 청정미 청차 좁쌀이냐 아니 씰어 까불어 톡 제친 청동 청정미 청차 좁쌀이냐아래대 맹꽁이 다섯 우대 맹꽁이 다섯동수구문 두 사이 오간수 다리 밑에 울고 노던 맹꽁이가 오뉴월 장마에 떠내려오는 헌 나막신 짝을 선유배만 여겨 순풍에 돛을 달고 명기명창 가객이며 갖은 풍류 질탕...
한잔부어라
김근봉
한 잔 부어라 두 잔 부어라 가득 수북이 철철 부어라 면포잔포 유리왜반에 대안주 곁들여 초당문갑 책상 위에 얹었더니 술 잘 먹는 유령이 태백이 내려와 반이나 넘어 다 따라먹고 잔 골렸나보다 기왕에 하릴없고 할 수 없으니 남은 달 남은 술 정든 님 갖추어 가지고 부직군 작다구니 생찌그랭이 다 따버리고 완월장취
비단타령
김근봉
청색홍색 오화잡색 당물당천 거래시에 동경천이며 남경천 동양천이며 서양천이라동서양 거래시에 진속목속포속천 고물신물비단천 송금대단통비단 오릉촉백촉대단 시면좋은 남색단 무늬 많은 만화단 일락서산 석양단이요 소화신령 모초단이라청천월백남색단 무문영초숙소단 월문영초대화단 모본단영초단 대화나단여의단 오색비단 채색단 채색비단 오색단이라조항라 외항라 모시항라 명주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