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 오솔길 옆
작으마한 연못에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지만..
먼 옛날 그 연못엔 예쁜 붕어 두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 속엔 붕어 두마리
서로 싸워 한마리는 물위에 떠오르고
여린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
연못속엔 아무것도 살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작으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모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
푸르던 나뭇잎이 한잎 두잎 떨어져
연못위에 작은배 띄우다가 깊이곳에 가라앉으면
집 잃은 꽃사슴이 산속을 헤매다가 연못을 찾아와
물을 마시고 살며시 잠들게 되죠 .
해는 서산에 지고 저녁 산은 고요한데
산허리로 무당벌레 한마리 하나 휙 지나간 후에
검은 물만 고인체 한없는 세월속을
말없이 몸짓으로 헤매다 수많은 계절을 맞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작으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