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갑자기 입맞추면 어떡하란 거야 깜빡 두 눈감을 틈도 없었잖아
어차피 두말없이 허락해 줬을 텐데
책임져 너 땜에 머릿속이 텅 빈 것 만 같아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떤 느낌인지 어떤 말해야 할지
넌 알게 모르게 조금 천천히 오면 안될까
아주 잠시만 더 가슴 설레고 싶어
맨 처음 눈을 뜬 소녀처럼 나 고민도 하고
밤새 뒤척이며 잠 못 들도록
움켜쥐면 부서져 버릴까 크게 불면 날아가 버릴까
유리처럼 솜구름처럼 다가와
내가 먼저 손잡아 버릴까 그냥 꽉 안아 버릴까
이런 저런 상상에 날 맡겨 볼래
수줍게 붉어진 그런 얼굴로 널 바라보며
아주 조심스레 살짝 기대고 싶어
지난 밤 꿈처럼 왠지 말못할 기대도 하고
겨우 한 잔 술에 취한 척 하며
못이긴 척 너에게 날 맡겨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