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끝나고 내 핸드폰엔 콜이 하나
네가 거기 꿈의 궁전 마루 바닥에 쓰러진 뒤 음...
나는 극장 지하 주차장에서 나의 딸과 나의 아내
승용차에 태우고 집으로 집으로 오...
그리고
내 방 오디오로 아주 오랜만에 슬픈, 오 슬픈
그릿의 노래를 음...
마리아 파란도리는 애절하게 그의 조국의 비극을 노래하고
너의 주검이 다시 내 눈 앞에 빙빙 돌고
그날 오후엔
올림픽 공원 펜싱 경기장 전교조 합법화 기념대회
넓은 마루 높은 무대, 그 수 백 명의 풍물 소리 오...
끝도 없이 입장하는 전국 지회, 지부 깃발들과
열광하는 박수 함성, 승리의 노래가 오...
일만 여 젊은 교육노당장들의 뜨거운, 뜨거운 노래를 들으며
나는 무대 뒤에서 하염없이 울고...
한 여교사가 그의 어린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천천히 음향석 콘솔 앞을 지나가고
마지막 날 동해 가던 그 승용차 뒷좌석
예쁜 화이 뺨 위의 눈물 자욱을 백미러로도 못보고 음...
뿐만 아니라
여기 남한에서 내가 보았던 너무나 목메여 뜨거운 그 많은 눈물들 음...
행사 끝난 공원에선 교사들이 밀려 나오고
그 북적대는 인파 속에 네 뒷모습이
지방 대절 버스에 올라타는 도종환 시인의 뒷주머니에
깊이 꽂혀 펄럭이는 종이 깃발...
그 너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