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엇갈려
서로를 보지도 못해
너와 내가 정말
사랑하긴 했는지
서로 기다리다
지쳐만 간 건 아닌지
그대가 흩어지는 걸 느껴
평소와 다를 일 없이
눈 먼 창문을 열고
스치는 바람에 홀로
기억을 흘려 보네
먹먹한 TV속에
하루를 기대어 봐도
길게 늘어진 내일은
똑같이 멀어져만 가고
헤어져도 나의 시간은
되돌릴 수 없이 무뎌져 가네
서로 엇갈려
서로를 보지도 못해
너와 내가 정말
사랑하긴 했는지
서로 기다리다
지쳐만 간 건 아닌지
그대가 흩어지는 걸 느껴
햇볕 냄새 살갗을
파고들 때쯤 기상해
똑같이 눈 비비고
생수 한 모금
담배를 뻑뻑 빨지
그리고 샤워 후엔
역시 작업실 너도 아는
나의 하루 시작은
어김없이 똑같아
다만 다른 게 있다면
너 없이도 이 상황이
익숙해졌어 이젠 너 없이도
Unbalance한 내 모습이
네가 보기엔 어쩜 서운하겠지만
난 신경조차 껐어
헤어져도 나의 시간은
되돌릴 수 없이
무뎌져 가네
서로 엇갈려
서로를 보지도 못해
너와 내가 정말
사랑하긴 했는지
서로 기다리다
지쳐만 간 건 아닌지
그대가 흩어지는 걸 느껴
회색빛 방안에 시간은
멈춘 듯 했고
아무 표정 없이
너의 사진을 쳐다봐도
남은 향기도 없어
꺼낼 슬픔도 없어
초점 없이 작아지던
시계소리만
스쳐 지나가는
남들보다 못해
어느새 서로 너무
지쳐버린 우리는
그래 이제와 뭘 어쩌겠어
기다리다 지쳤어
기다리다 지쳤어
기다리다 지쳤어
지쳤어 지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