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집*

이영현


이쯤 해두고 집에 가자
짐을 챙기고 고갤 드니
텅 빈 사무실엔 아무도 없네
불을 끄고 문을 나섰지

차가운 바람 느껴지는 어느새
이미 다음날이 됐어
우리 집에 돌아가면
수고 많이 했다고
그 말해줄 것 같아

이게 꿈이었는데
행복해야 하는데
아픈데 없고 그럭저럭
잘 살고 있는데도
행복하게만 보이네
모두 다른 얼굴들보면
나만 이런 생각하는지
지쳐

혼자 떠드는 텔레비전
그 옆에 식은 커피 반 잔 남아
어지럽혀진 물건들이
밤새 기다렸다고
토닥여 줄 것 같아

이게 꿈이었는데
행복해야 하는데
아픈데 없고 그럭저럭
잘 살고 있는데도
행복하게만 보이네
모두 다른 사람 얼굴들보면
나만 이런 생각하는 건지

웃을 일이 없는 하루 끝에
잠시나마 여기 기대 누우면
지치지 말라고 안아 줄 것 같아

오늘 수고했다고
따뜻하게 해주고
잠깐 기대어 쉬어가라고
그래도 된다고
넌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래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래라고
말을 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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