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지움

오늘도 우린 일찍
서로의 집으로 돌아가
형식적인 그 날의 인사도
이제는 가끔 잊은 채 잠이 들어

스며든 얼룩만큼 짧아진 시간만큼
우린 점점 흑백으로 물들어 가는지

날 누르고만 있어 익숙해져 버린
깊숙하게 박힌 너라는 무게에

검게 물들어진 순간들
검게 무너지는 추억들
바보야 이젠 됐어 모두 알잖아
우린 변해간 검은 정으로만
버텼어

알아챌 수 없었던 멈춰진 시간들
우린 계속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지

어떤 것으로라도 채울 수가 없어
시간이 갈수록 아픔만 커져가

검게 물들어진 순간들
검게 무너지는 추억들
바보야 이젠 됐어 모두 알잖아
우린 변해간 검은 정으로만

그만 할 때야 견뎌야 할 때야
텅빈 가슴으로 익숙해질 때야
미치도록 힘들지만
우린 차츰 멈춰진 시간을 벗어나야해

검게 물들어진 순간들
검게 무너지는 추억들
바보야 이젠 됐어 모두 알잖아
우린 변해간 검은 정으로만

그 쓸데없는 정으로만

오늘도 우린 일찍
서로의 집으로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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