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얼굴과 이마를 드러낸
약간은 노란 듯 갈색의 긴 머리
졸린 듯 은은하게 떠 있는 두 눈
그 위에 그리 짙지 않은 쌍꺼풀
날렵한 콧날 얇고 예쁜 입술
이국적이고 줄리 델피를 닮은
근심이 뒤섞인 생각에 잠긴 듯 한
내 맞은편에 앉아있는 그녀
수줍게 쳐다보다 잠깐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갈 곳을 잃는 나의 시선
미소라도 지어볼까
시간은 흘러 어느덧 내릴 시간
우연치 않게 우린 같은 정류장
용기 내 봐야지 다짐은 하지만
도무지 나오질 않는 내 목소리
멀찌감치 떨어져 걷다가 어느덧
서로 다른 곳으로 향해 갈 때쯤
내 마음 속 깊이 밀려오는 아쉬움
저만치 보이는 그녀의 뒷모습
수줍게 쳐다보다 잠깐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갈 곳을 잃는 나의 시선
미소라도 지어 볼까
수줍게 쳐다보다 잠깐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 채
인사라도 건네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