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기 전
큰 기대없이 돌렸던
데모씨디를 통해
우리는 문라이즈라는 레이블에서
답신을 받았다
정말 꿈 같은 일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경환은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받았고
그 후 1년간 작업 끝에
우리들은 재주소년이란 이름으로
데뷔앨범을 발표하게 되었다
귤 눈 오던 날 등의 노래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봄
경환은 다시 복학을 결정했고
나도 친구따라 강남가듯
제주 한라대학에 입학했다
재밌는 것은
특별한 시험을 치른 것도 아닌데
수시원서 접수 후
학교 측과의 짧은 통화에서
내 이름을 묻길래
유상봉 입니다 라고 했더니
자네 이름이 마음에 든다며
나를 합격시켰던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제주도로
함께 내려왔고
경환이가 방학 중에
미리 계약해 둔
새 원룸에서 동거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