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차가워진 바람이
코 끝을 스치고
도시의 모든 것이 하얗게
뿌옇게 물들 무렵
걸음을 재촉하던 거리에서
무심코 멈춰서
닳아버린 기억 속의 너를 그리네
흰 눈이 내리고
저녁노을이 흐르고
희뿌옇게 물든 거리에서
너를 부르고
가로등이 켜지고
하얀 눈이 내리고
너와 헤어졌던 거리에서
너를 부르고
어느새 어두워진 거리 위를
혼자서 또 걷고 있어
하나 둘 불을 밝힌 가로등불 아래
초라한 내 모습만
이름 모를 연인들로 가득찬
그 카페 앞에서
나도 몰래 얼어붙어 버렸어
흰 눈이 내리고
저녁노을이 흐르고
희뿌옇게 물든 거리에서
너를 부르고
가로등이 켜지고
하얀 눈이 내리고
너와 헤어졌던 거리에서
너를 부르고
내가 너를 잊지 않아도
거리는 하얗게 지워져 가
하얗게 지워져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