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바람에도 이 마음은 흘러가지 않는다
점점 손 시려가듯이 그렇게 계속 무심한 시간 흐르다
걷다 비틀거릴 때 단순히 손이 시린 게
아니란 걸 깨닫는다
아문 상처 덧나서라기 보단
그것 때문이라기 보단
나는 지난 그 시간이 아프다
지난 일이다 엄살이라겠지만
그것 때문에 죽으려던 그 지난 날들이
왠지 불쌍해 날 쓸어내린다
홀로 서성이면 긴 기억의 무게로 깊게 패인
발자국 아래에서 날 붙잡는지 무겁도록 끈적인다
그렇게 흘려보낸 지난 날들을
돌이켜 생각하면 그때의 난
그 맘을 채워줄 누군갈 향해
끊임없이 달려갔던 것
나는 지난 그 시간이 아프다
허튼 감정 앞세운 눈물보단
험한 삶의 곡선 다 그린 베갯잎 한 켠에
머리를 묻고 큰 숨을 내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