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셋

김 광석

얼마전에 후배가 책을 한권 보여줘요. 그림 책이더군요.
글도 써있고 그런 책인데, 그림 하나가 아주 눈길을 끌어요.
와인잔 안에 살던 붕어가 그 와인잔이 좁다고 느꼈던지
와인잔을 깨고 허공에 이렇게 떠 있는 빨간 붕어 그림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주어진 틀 안에 살지요.
스스로 만든 것이든 뭐 타의로 이루어진 것이든
생각과 여러가지 행동, 인간관계...

근데 그 붕어 그림을 보고 나는 붕어처럼 내 틀을 벗어날
용기가 있던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저는 없더군요.
좁으면 어때? 좁은 대로 살지.
뭐 그정도 더라구요. 사람들은 누구나 선택하고 포기하고
그러고 지냅니다. 포기한 것에 대해서 아쉬움이 남지요.
그 아쉬움이 길게 오래 남을 수도 있고 금세 잊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또 선택한 부분에 대해선 나름대로 책임을 져가면서 지내지요.

저는 짜장면 집에 가면은 짬뽕이랑 짜장이랑 같이 시켜서 둘다먹고
나오는데요 왜냐하면 짬뽕 시킨날은 반쯤 먹다보면
'아~ 오늘 짜장이었구나' 뭐 그렇게 아쉬워하고 또 짜장면 시킨날은
짜장면도 반쯤 먹다보면 '아~ 오늘 짬뽕이었구나'그래 자꾸 아쉬워해요~

그래보신 경험들 있으세요? 짬뽕먹다가 짜장 생각하신 거.
자꾸 아쉬워해요. 아주 묘한 짜장과 짬뽕의 갈등입니다.
아쉬워 하는게 싫어서 둘다 시켜서 둘도 맛을 보고 나오는데요.

현실에서는 둘다 선택할 수가 없지요. 뭔가 하나를 선택하면은 분명히
하나는 놓아야 하거든요. 붕어는 나가는걸 원했고 저는 그저 머물러
있는 것을 선택을 했구요.

누구나 태어나면서 어떤 용기를 가지고, 그런 성향을 지니고 태어나시는
분들도 있고 또 그저 저처럼 이렇게 지내는 사람들도 있지요.
어떤것이 좋다 나쁘다 따지기 전에 그저 나름대로 선택한 부분에서
잘 살길 바라면서 그냥 봐야죠.

헌데 뭔가 새로운거, 새로운 느낌, 새로운 경험, 새로운 상황은 지금 익숙한
그 틀을 벗어나면서부터 시작이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늘 가집니다.
붕어가 부러워요. 계속 부러워하다보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붕어가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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