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7일

러스티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건 20대의 시작
또래답지 않게 오래 손잡고 있었던 기간
지난 일들이 아직도 선명해 보이는 게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마음을 또 조이네.
I was a Dreamer, 잠을 자지 않고도 하루 종일
우리의 미래를 꿈 꿀 수 있었어.
그땐 몰랐던 거지, 꿈은 깨야만 하는걸.
같이였던 공간 속 남을 건 적막뿐인걸

시간이 점차 키워왔던건 익숙함
그에 비해 미숙한 행동과 실수가
우리사이에 한 장씩 올려놨던 벽
왜 눈치 못 챘을까, 떠나가던 너
술자리에선 더 이상 우리 얘기 못해
나쁜 년이라 욕하는데 어떻게 해
너는 잘 지내니? 나는 못 지내
떠나간 너인데 아직 내 맘은 비좁기 만해

그동안 고마웠어, 잘 가
그동안 수고했어, 잘 가
나만 아픈 거 하나도 안 미워
걱정 안 해도 되는 게 속 편해
그동안 고마웠어, 잘 가
그동안 수고했어, 잘 가
행복하라고 말해야 되는 건가?
그러기엔 내 그릇이 작아, 잘 가

끝은 끝이지, 원인 따질 필욘 없어
앞을 계속 막는 후회란 녀석도 뒤로 덮어
그래도 그렇게 행동하는 건 아니 잖어.
인간적 예의는 지키는 게 맞는 거니까.
내가 알던 너란 사람과의 거리감
어찌나 화나던지, 추억 속을 걷지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없지 난.
심장이 금가고 blue screen 완전 뻑났어

추억이 추악으로 변해갈 때 쯤
오랜만에 너가 나와 환하게 웃던 내 꿈
그때서야 안거야, 많이 사랑한 너란 거
어떤 이유가 됐든 부족했던 게 나란 거
사랑은 참으로 간사하게도
시간이 지나면 자기 자신을 망각하게 돼
그 덕분에 널 잃었고, 나는 아파.
밉지도 화나지도 않아, 그저 잘 가.

그동안 고마웠어, 잘 가
그동안 수고했어, 잘 가
나만 아픈 거 하나도 안 미워
걱정 안 해도 되는 게 속 편해
그동안 고마웠어, 잘 가
그동안 수고했어, 잘 가
행복 하라고 말해야 되는 건가?
그러기엔 내 그릇이 작아, 잘 가

싸우던 거마저 그리워, 바보처럼
그럼 뭐해? 그럴 기회는 가고 없어
수많은 걸 배울 수 있었지만 가장 컸던 건
영원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거
어디서든 잘 지내기를 바랄께
힘든 일 있으면 내게 연락해
나한테 너란 존재는 뭐였을까
오늘따라 갑자기 더 궁금해지네.

그동안 고마웠어, 잘 가
그동안 수고했어, 잘 가
나만 아픈 거 하나도 안 미워
걱정 안 해도 되는 게 속 편해
그동안 고마웠어, 잘 가
그동안 수고했어, 잘 가
행복 하라고 말해야 되는 건가?
그러기엔 내 그릇이 작아,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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