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처럼 막이 내려
남김없이 사라졌어
추억이 서린 창가에
뿌옇게 쓴 난 너뿐야
내 선택은 언제나 애매했기에
그게 널 다치게 했다는 걸 알아
내 비겁한 후회가 어색했는지도
시간은 태연했어 나의 고백에
벽에 걸린 달력처럼
나의 계절은 이미 끝났어
추억이 바랜 뒷장에
뿌옇게 쓴 난 너뿐야
난 너를 원해
빨간 공휴일보다
매일 널 원해 고장난 테잎처럼
난 실패를 노래해
고해를 쌓아도
닿을 수 없어 너의 그 높은 창가에
화면에서 벗어나버린 조연처럼
난 서있어
열리지 않는 창문에 수없이 쓴
난 너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