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사의 봄 (시인: 장서언)

송도영


♣ 이발사의 봄

-장서언 시

봄의 요정들이
단발하려 옵니다.

자주공단 웃을 입은 고양이는 졸고 있는데
유리창으로 스며드는 프리즘의 채색을
면사인 양 덮어 줍니다.

늙은 난로는 가맣게 묵은 담뱃불을 빨며
힘없이 쓰러졌읍니다.

어항 속에 금붕어는
용궁으로 고향으로
꿈을 따르고

젊음 이발사는 벌판에 서서
구름 같은 풀을 가위질할 때

소리 없는 너의 노래 끊이진 마라.
벽화 속에 졸고 있는 종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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