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애 앨범 : 전세중의 작시 작곡, 박영애 낭송 5곡(그림 값)
작사 : 전세중
작곡 : 전세중
편곡 : 왕준기
길어진 햇살이 겨울을 말린다
앞뜰 산수유 천변 벚나무
어둠의 흰 핏줄이 들썩인다
축축한 그늘이 풀리더니
땅과 나무가 가랑이를 벌릴 동안 바위도 틈을 낸다
알 수 없는 초행을 향해
연둣빛 어린잎들 쉴 새 없이 길을 만든다
억센 바람의 손이 풀리자
까치둥지도 분주하다
은행나무 눈이 불거지고
까치 부부 하늘에 음계를 그린다
반복의 계절,
높고 낮음 가리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연초록의 힘
저 새로운 혁명,
묵정밭 겨울을 갈아엎는다
사래 긴 밭을 향해 트랙터는 출발을 서두르고
아버지는 졸음에 찬 농기구를 다독인다
아랫마을에서 살던 봄, 어느새
꽃 파도 타고 산등성이를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