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얘기지
새 학년이 되면 적어내야 했던 부모님의 직업에
회사원이라 적고 있는 내 짝꿍이 부러워한
나는 국동의 작은 만화가게 막내아들
무협지를 스무 권씩 빌려 가던 그 형은
지금쯤 장풍 한방쯤은 날리는 무림의 고수가 돼 있을까
순정만화를 가슴에 끌어 않던 그 누나는
지금쯤 만활 찢고 나온 백마 탄 왕자와 들판을 내달릴까
나는 국동의 만화가게 막내아들
초능력을 쓰는 어른이 되지는 못했지만
나는 국동의 만화가게 막내아들
투명 인간이 되어 살기는 싫었다네
종이책을 넘기던 시절은 지나가고 낡아버린 내 방식은 이 시대에 낯설지만
만화 같은 세상의 수많은 페이지를 다 그려내리 수많은 이야기를 다 적어내리
나는 국동의 만화가게 막내아들
초능력을 쓰는 어른이 되지는 못했지만
나는 국동의 만화가게 막내아들
투명 인간이 되어 살기는 싫었다네
종이책을 넘기던 시절은 지나가고 낡아버린 내 방식은 시대에 낯설지만
만화 같은 세상의 수많은 페이지를 다 그려내리 수많은 이야기를 다 적어내리
나는 국동의 만화가게 막내아들
초능력을 쓰는 어른이 되지는 못했지만
나는 국동의 만화가게 막내아들
투명 인간이 되어 살기는 싫었다네
국동의 만화가게 막내아들
나는 국동의 만화가게 막내아들
나는 국동의 만화가게 막내아들
나는 국동의 만화가게 막내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