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 흐르는
아스팔트 위에
귀를 기울여
들었던 소리
오늘도 지구는
나를 제쳐 두고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
따가운 날을
피해서 다니다
만나 버렸던
많은 사람들
어딘가 멀리에
멀고 먼 나라에
모두 잠을 자러
돌아가
나는 얼마나 더
달아날 수 있을까
너덜너덜 헤진 몸뚱일
가누네
나는 얼마나 더
너의 까만 눈을
견뎌 내야
제대로 설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여기에
살아 있어
차는 숨을 내쉬며
살아 있어
다신 그대와
느릿느릿하게
늘어져 가는 시간을
세어 볼 수 없어도
당신의 체온을
느끼려 해도
여전히 이곳은
나쁜 날씨
좋은 시절들은
항상 끝이 날까
마음만
잔뜩 커다래져
나는 얼마나 더
살아갈 수 있을까
헤아릴 수 없는
내일이 불안해
나는 얼마나 더
돌아가는 땅을
견뎌 내야
제대로 설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여기에
살아 있어
차는 숨을 내쉬며
살아 있어
어지러워요
날 찾아내 줘요
꺼지지 않는
이 나의 두려움
새빨갛게 흐드러진
해 질 무렵 공기
하루만큼 늙어 버린
사람들의 냄새
무엇보다 숨을
참기 힘든 이 세계를
분명 나는
좋아한다 생각해
나는 지금 여기에
살아 있어
차는 숨을 내쉬며
살아 있어
그대도
어딘가에서 살아가
꺼지지 않는
이 나의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