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체념이 뒤엉키던 나의
잠들지 못했던 수많은 밤들과
기억이 미련을 되새기던 나의
무너져 내리던 수많은 낮들이
지독하게도 반복된 후에야
비로소 부질없었을 뿐인 걸 깨달아
이제 난 널 사랑하지 않아
이제서야 그러지 않아
꽤나 오래 그리웠지만
미안해 널 사랑하지 않아
이제 더는 그러지 않아
꽤나 멀리 돌아왔지만
켜켜이 쌓여있던 외로움들이
추억들과 같이 먼지만 쌓여서
꺼내 볼 수 조차 없게 되어서야 깨달아
이제 난 널 사랑하지 않아
이제서야 그러지 않아
꽤나 오래 그리웠지만
미안해 널 사랑하지 않아
이제 더는 그러지 않아
꽤나 멀리 돌아왔지만
코끝에 맴돌던 달콤한 향기와
혀끝에 닿았던 부드러운 살결이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던 서툰 진심이
다 아무것도 아니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