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이 어느 날 작아졌었어
갑자기 이사를 했었지
합정동 골목 구석 12평인 집
방 두 개 미닫이 방 하나
네 사람과 강아지 한 마리 편히 있을 곳
하나 없이 빼곡히 채워진 그 짐들
첨엔 말야 그 모든 게
다 거짓말인 것 같았어
유난히도 채광이 좋지 않던 기억이 있어
그 집도, 내 마음도
근데 말야 재밌는 게
집이 작아지니까 말야
내 방에서 중얼거려도
저 방에서 대답을 해
그렇게 우린 대화가 늘고 가까워졌어
계절 옷을 둘 곳이 하나 없어서
친구네 집에다 맡겼지
옷을 가지러 왔던 친구 차에서
한참을 운 적도 있었지
그땐 자기 연민에 한가득 빠져 있어서
다른 이의 슬픔을 돌보지 못했네
첨엔 말야 그 모든 게
다 거짓말인 것 같았어
유난히도 채광이 좋지 않던 기억이 있어
그 집도, 내 마음도
근데 말야 재밌는 게
집이 작아지니까 말야
내 방에서 중얼거려도
저 방에서 대답을 해
그렇게 우린 더 가까워졌어
이젠 말야 우리 모두
서로 다른 집에 살지만
내 방에서 중얼거려도
저 방에서 대답하던
그때 모습이 가끔 생각이 날 때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