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 풀과 악당 컵케이크

유삐와 친구들
앨범 : 소원빵집 위시위시 베이커리 1권

Na : 유삐는 엘 할머니로부터 특별한 부탁을 받았어요.
엘 할머니 : 할머니가 긴 여행을 떠나게 되었지 뭐냐?
유삐와 친구들에게 위시위시 베이커리를 부탁해도 될까?
Na : 위시위시 베이커리는
소원빵을 만드는 마법 빵집이에요.
유삐는 자신이 없어 고개를 흔들려고 하는데,
할머니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엘 할머니 : 위시위시 베이커리의 빵이 얼마나 맛있는지 알지?
매일매일 달콤한 빵을 실컷 먹을 수 있단다.
Na : 유삐는 입에 침이 저절로 고여 고개를 끄덕였어요.
유삐는 빵을 정말 정말 정말 좋아하거든요.
Na : 또롱 또롱- 폰이 울렸어요.
유삐 : 엘 할머니가 마을 앱을 보내 주셨어.
Na : 유삐가 앱을 꾸욱 누르자
위시위시 마을의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졌답니다.
Na : 유삐와 친구들이 위시위시 베이커리에 도착했어요.
코니 : 고소한 빵으로 가득 하겠지?
핑키 : 핑크색 딸기 크림 빵도 있을까?
유삐 : 난 바나나 빵부터 먹을 거야.
Na : 유삐의 두 뺨이 노오란 바나나 빵처럼 크게
부풀어올랐어요. 유삐와 친구들이
위시위시 베이커리의 문을 여는 순간!
퍽! / 철퍼덕- /파바밧!!
Na : 흐물흐물하고 끈적끈적하고 꿈틀거리는
초록 덩어리 풀들이 유삐와 친구들을 향해 날아왔어요.
유삐 : 으악,끈적끈적해.
코니 : 꿈틀거려.
핑키 : 이렇게 괴상한 풀은 처음이야.
Na : 초록 덩어리 풀은 핑키 얼굴에 퍽!
유삐 엉덩이에 철퍼덕!
코니 담요에 철썩! 달라붙었어요.
유삐 : 살아 움직여. 괴물 풀이 틀림없어.
Na : 유삐는 무기가 없는지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길고 번쩍이는 막대기가 눈에 띄었어요.
    엘 할머니의 최신형 청소기였어요.
유삐 : 괴물들아, 혼나 볼래?
Na : 유삐의 청소기 공격에 비웃기라도 하듯, 덩어리 풀은 꽃잎을 쩌억 벌렸어요. 이빨 모양 꽃잎 말이에요!!!!
핑키 : 꾸웩!! 초록색 토를 쏟아내고 있어.
Na : 덩어리 풀이 토해낸 초록색 액체는 바닥에
달라붙자마자 풀이 되어 쑥쑥 자랐어요.
코니 : 백년 동안 이빨을 안 닦은 냄새가 나
유삐 : 입 냄새 풀인가 봐.
Na : 담요를 뒤집어 쓴 코니가 소파 밑으로 들어가
속삭였어요.
코니 : 조심해. 입 냄새 풀이 청소기를 뒤덮고 있어.
유삐 : 으악
Na : 유삐가 청소기를 내던지려는 순간,
청소기에서 굉음이 나기 시작했어요.
슈우우우우웅----
핑키 : 버튼을 눌렀어야지.
Na : 핑키였어요.
유삐 : 아참참, 유삐 실수!
Na : 청소기에서는 초강력 돌풍이 나오며
입 냄새 풀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했어요.
입 냄새 풀들은 청소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사방으로 흩어져 버렸어요.
유삐 : 휴, 입 냄새 풀이 청소기를 무서워하는지 몰랐네.
정말 다행이야.
코니 : 안심하긴 일러. 뒤를 봐.
Na : 핑키의 비명에 뒤를 돌아보았더니, 청소기를 피해
도망간 입 냄새 풀들이 여기저기서 잡초처럼 쑥쑥
자라나고 있었어요.
유삐 : 으아, 소름 끼쳐.
코니 : 내 담요가 엉망이 됐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Na:코니는 담요를 똘똘 말더니 딩구르르 굴러가 버렸어요.
Na : 찬장에도, 식탁에도, 벽에도,
천장에도 입 냄새 풀들이 꿈틀대고 있었어요
Na : 유삐는 냉장고에 붙은 메모지를 발견했어요.
유삐 : 악당 풀 이래.”
핑키/코니 :  “악당 풀?”
Na : 유삐의 말에 모두 어리둥절했어요.
유삐 : 엘 할머니가 메모를 남겼 어.”
Na : 유삐가 냉장고를 가리키자, 메모판에 이런 글이
남겨져 있었어요.
엘 할머니
악당풀 주의!
위시위시 베이커리는
하루라도 소원 빵을 만들지 않으면
입 냄새가 심한 악당풀이 자란단다.
하지만, 걱정 말아라.
엘 할머니의 엘리케인 청소기는 매우 강력하니까.
베이커리 청소부터 서두르렴.
아참! 주말엔 쉬어도 좋단다.
유삐 : 청소를 시작해볼까?”
Na : 유삐가 청소기를 들어 올렸어요.
핑키 : 청소 라니, 이건 전쟁이야. 악당과의 전쟁.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
Na : 핑키가 여전사처럼 멋진 포즈를 취했어요.
슈웅-/끼리릭-/푸슝푸슝!
Na : 유삐와 핑키는 힘을 합쳐 입 냄새 풀을
모두 빨아들였어요.
코니도 함께 도왔어요. 물론 담요를 뒤집어쓴 채로요.
그때였어요.
딩동!
Na : 위시위시 베이커리에 첫 손님이 찾아온 거예요!!
유삐는 놀란 친구들의 손을 꼭 잡아주었어요.
유삐 : 얘들아, 침착해.
Na : 하지만 가장 당황한 건 유삐였어요.
베이커리 문을 열기도 전에 청소기에 걸려 꽈당
넘어져 버렸거든요.
유삐 : 헤헤, 유삐 또 실수
Na :
유삐와 친구들은 베이커리 문을 열며 유삐와 친구들은
오늘도 힘차게 노래를 불렀어요.
잭 : 소원 빵을 주문해도 될까요?
Na : 눈망울이 커다랗고 당근 티셔츠를 입은 아기 토끼, 잭이었어요.
유삐 :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어떡하지?
Na : 유삐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어요.
잭 : 내가 뭐 도울 일 없어요?
Na : 잭은 당근 바구니를 내밀며 말했어요.
잭 : 먹고 힘내요. 위시위시 숲의 당근은 최고거든요.”
유삐 : 우와, 감동이야. 정말 착한 토끼구나.”
Na : 유삐의 말에 갑자기 잭이 버럭 소리를 질렀어요.
잭 : 착한 거 싫어요. 난 나쁜 악당이 되고 싶어.
악당 빵을 만들어줘요.
Na : 잭의 황당한 주문에 모두 깜짝 놀랐어요.
핑키 : 악당 빵이라고?
잭 : 네, 전 악당이 되는 게 소원이란 말이에요.
Na : 토끼는 울면서 뛰쳐나갔어요.
치우려고 모아둔 쓰레기 봉투를 어깨에 메고서 말이에요.
잭 : 흑흑, 이 쓰레기는 제가 치워 줄게요.
유삐 : 울면서도 우리를 도와주려고 하네.
코니 : 저렇게 착한 토끼가
대체 왜 악당이 되고 싶단 거지?
Na : 유삐와 친구들은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핑키 : 악당은 나쁜 거잖아.
못된 소원은 절대로 들어줘선 안 돼.
Na : 핑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어요.
유삐 : 하지만 위시위시 베이커리는 소원을 들어주는     빵집이잖아. 나쁜 소원은 안 된다는 말은 없었어.
Na : 유삐의 말에 코니가 걱정스러운 듯 속삭였어요.
코니 : 소원을 들어주지 않으면 입 냄새 풀이 다시
자라날 거야.
유삐/핑키 : 으악, 입 냄새 풀은 안돼.
Na : 동시에 비명이 터져 나왔어요.
Na : 유삐와 친구들은 잭을 찾아갔어요.
잭은 몹시 바빠 보였어요.
잭의 엄마 : 잭, 엄마 장에 갈 동안 동생 좀 돌봐 주겠니?
잭 : 그럼요, 엄마. 제가 돌봐줄게요.
Na : 잭은 사랑스런 미소를 지었어요.
토미 : 잭, 만들기 숙제 좀 도와줄래?
끝나고 수학 숙제랑 영어 숙제도.
잭 : 되고 말고. 토미, 언제든지 말만 해.
Na : 잭은 친구 토미를 향해 방긋 웃어주었어요.
이웃집 아줌마 : 잭, 우리 밭에 당근이 많이 자랐는데,
좀 뽑아줄래?
잭 : 네, 아줌마. 제가 뽑아놓을게요.
Na : 잭은 이웃집 아줌마를 향해 두 손을 모으고
공손히 말했어요.
이웃 1/2/3 : “잭”
Na : 이웃들은 모두 잭을 찾아와서 무언가 부탁을 하고 있었어요.
Na : 잭은 그럴 때마다 이렇게 대답했어요.
잭 : 그럼요, 걱정 마세요. 잭이 다 해드릴게요.
핑키 : 저렇게 착한데 왜 악당이 되고 싶단 걸까?
Na : 유삐와 친구들은 혼란스러웠어요.
유삐 : 이럴 때 엘 할머니는 어떻게 했을까?
Na : 유삐는 엘 할머니가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엘 할머니는 모험을 떠나서 만날 수가 없...
유삐 : 아! 엘톡은 받으실지도 몰라.
코니 : 엘톡?
Na : 유삐는 엘 할머니에게 톡을 보냈어요.
침을 꼴깍 꼴깍꼴깍 3번 삼키자, 답 톡이 날아왔어요.
엘 할머니 : 소원을 판단하는 건 우리 몫이 아니란다.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는 게 위시위시 베이커리의
 할 일이지. 어서 빵 만들기를 시작 하렴.
Na : 유삐와 친구들은 악당 빵을 만들기로 했어요.
엘 할머니의 레시피 앱을 클릭했더니
마법 레시피가 나왔어요.
유삐: “악당빵 종류가 엄청 많네?”
코니: “이중에서 어떤 빵을 만들지?”
핑키: “쉽게 만들 수 있는 빵이 좋을 것 같아.”
Na : 유삐와 친구들은 여러 가지 악당빵들을 곰곰이 살펴
봤어요.
유삐: “아무래도 컵케이크가 좋겠어. 컵케이크는 작고 귀여
우니까 먹어도 지독한 악당이 되지는 않을 것 같아.”
핑키, 코니: “그래, 좋아!”
Na : 핑키와 코니가 유삐 의견에 찬성했어요.
유삐와 친구들은 악당 컵케이크의 레시피를 찬찬히
읽어 봤어요.
그때, 핑키가 깜짝 놀라 외쳤어요.
핑키 : 이것 좀 봐.
빵 반죽에 악당 풀을 넣어야 한다고 써있어!
코니 : 악당 풀이면... 입 냄새 풀이잖아?!

Na : 사실이었어요. 악당 컵 케이크 레시피 맨 마지막 줄에 이렇게 쓰여 있었어요.
앱 내 안내 목소리 :
★필요한 마법 재료 : 악당풀
빵에 들어가는 순간 입 냄새 대신 스윗티 무지개 과일향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음
Na : 초록 덩어리를 토하는 입 냄새 풀을 떠올리자
모두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어요.
유삐 : 겨우 무찔렀는데!
핑키 : 더 큰 일은 이제 우리에게 입 냄새 풀이 없다는 사실이야. 초강력 청소기로 다 없애 버렸잖아.
코니 : 저기....조금만 필요한 거라면.....
Na : 담요 속에서 코니가 귀여운 핫쵸코 컵에 담긴
조그만 입 냄새 풀을 내밀었어요.
핑키 : 끼약, 코니! 이걸 네가 키우고 있었던 거야?
코니 : 코니는 식물을 사랑해.
입 냄새 풀이라도 틀림없이 풀은 풀이니까.
유삐 : 코니는 역시 엉뚱해.
Na : 핑키는 집게로 악당 풀을 집어 올리더니
빵 반죽에 풍덩 집어넣었어요.
핑키 : 튀어나오기 전에 얼른 서두르자!
Na: 악당 컵 케이크가 익는 고소한 냄새가 위시위시 베이커리에 가득 찼어요. 입 냄새 대신 스윗티한 무지개 향기가 가득 퍼져나갔어요.
Na : 악당 컵 케이크가 드디어 완성되었어요.
핑키 : 굉장히 못돼 보여
유삐 : 이렇게 심술궂어 보이는 빵은 처음이야.
Na : 유삐는 먹고 싶은 듯 혀를 낼름거리며 말했어요.
유삐 : 하지만 악당의 초코 맛은 기가막힐거야. 최고라고!!
핑키 : 하지만 너무 잔인한 운명이야.
우리가 만든 첫 소원 빵이 악당 컵케이크라니!
♬악당이 되고 싶어♬
지독하다 지독해 입냄새 풀
나도 지독한 악당이 되고 싶똬아아아
크악~~ 무섭게
크악~~ 더 무섭게
나도 지독한 악당이 되고 싶똬아아아
흥칫뿡 못되게
흥칫뿡 더 못되게
나도 지독한 악당이 되고 싶똬아아아아
잭 : 꺼억
Na : 악당 컵케이크를 먹은 잭은 트림을 시원하게 했어요.
유삐 : 기분이 어때? 잭, 악당이 된 것 같아?
Na : 잭은 유삐와 친구들을 하나하나 둘러보더니
이렇게 외쳤어요.
잭 : 엉덩이 채이기 전에 썩 꺼지지 못해!
Na : 어느새 잭은 악당 컵 케이크처럼 해적 옷을 입은 악당으로 변신해 있었어요.
유삐와 친구들은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어요.
유삐/핑키/코니 : 첫 소원 빵 대성공!!
Na : 하지만 유삐는 바로 시무룩 해졌어요.
유삐 : 좋아해도 될지 모르겠네.
착한 잭이 악당으로 변한 걸 말이지.”
잭 : 닥쳐! 상어 뱃속으로 던져지기 싫다면 말이지.
Na : 잭은 위시위시 베이커리 문을 발로 퍽 치더니, 뛰쳐나가버렸어요.
잠시 후, 마을 여기저기에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어요. 요란한 굉음도 함께요.
이웃1 : “아이쿠”
이웃2 : “으악”
쿵!/퍽!/우지끈-
Na : 유삐와 친구들은 창문을 내다보고 깜짝 놀랐어요.
    잭이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악당 짓을 하고
있었거든요.
Na : 할아버지 모자에 개구리 넣어 놓기
Na : 마당에 널어놓은 빨래에 토끼 발바닥 도장 찍기
Na : 잠자는 고양이 수염 뽑기
Na : 교실 손잡이에 풀 붙여 놓기
(친구 손이 모두 붙어 버림)
Na : 공원에 물 뿌리는 기계를 틀어 놓아
모두 다 젖어 버림
Na : 어항에 먹물 풀기
Na : 아기 동생 우유 뺏어 먹기
Na : 동네 표지판(이정표) 뒤집어 놓기
Na : 담벼락에 낙서하기
Na : 이웃집 지붕에 구멍 뚫어 놓기
Na : 강아지랑 고양이 싸움 붙이기
Na : 교실 바닥에 기름칠해서
친구들 모두 넘어뜨리기 등등
Na : 그 뿐 아니에요. 마을의 부탁이란 부탁은 다 들어주던 착한 잭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잭의 엄마 : 잭, 엄마 장에 갈 동안 동생 좀 돌봐 주겠니?
잭 : 싫어요, 동생 생각만 해도 토가 나올 거 같다고요!
Na : 잭은 동생을 향해 괴물 표정을 하며 혀를 날름댔어요.
잭의 아기 동생은 울음을 터뜨렸어요.
잭의 동생 : 으앙, 무서워.
토미 : 잭, 만들기 숙제 좀 도와 줄래?
잭  : 토미, 내 주먹 맛을 보고 싶다면 기꺼이.”
퍽/ 퍽 / 퍽
Na : 잭은 친구에게 주먹을 날렸어요.
토미 :아얏, 잭, 너무해. 해주기 싫으면 싫다고 하면 되잖아!
이웃 아줌마 : 잭, 우리 밭에 당근이 너무 자랐는데,
좀 뽑아 줄래?
잭 : 아줌마네 꽃을 몽땅 뽑아버리는 건 어때요?
아니면 머리털을 뽑아드릴까요?
Na :잭은 당근 대신 장미 꽃밭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렸어요.
이웃1 : 으악, 잭 무서워.
이웃2 : 잭이다, 도망쳐
이웃3 : 잭이 싫어
Na : 이웃들은 잭만 보면 모두 도망치거나,
문을 꽁꽁 닫아걸었어요. 악당 잭은
엉망이 된 마을을 둘러보더니 이렇게 외쳤어요.
잭 : 악당이 되는 건 정말 신나는 일이야.
꽉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인 걸?”
Na : 며칠 후 였어요.
악당 잭이 위시위시 베이커리를 찾아왔어요.
핑키는 잭이 또 문을 부술까봐 막아섰어요.
유삐와 코니는
잭이 악당빵을 더 만들어 달라고 할까봐 걱정이었어요.
유삐 : 악당 빵이 또 필요한 거야? 그건 곤란해.
입 냄새 풀이 더 이상 없으니까.
Na : 잭은 힘없이 고개를 저었어요.
잭 : 악당 노릇하기 너무 힘들어.
핑키 : 악당이 힘들다고?
전엔 착한 게 힘들다고 하지 않았어?
Na : 잭은 밀가루가 잔뜩 묻은 의자에 털썩 앉으며
말을 꺼내기 시작했어요.
엉덩이가 밀가루에 잔뜩 묻은 걸 신경도 쓰지 않았어요. 뭔가 깊은 고민에 쌓인 것 같아요.
잭 : 처음엔 즐거웠지. 짜릿하고 신났어.
그런데 내가 악당 노릇을 할 때 엄마 얼굴을 봤어.
너무 슬퍼 보였지.
주먹을 날릴 때 내 친구 토미 얼굴을 봤더니,
괴물이라도 본 것처럼 일그러져 있었어.
토미는 언제나 나를 향해 웃어주었거든.
토미 뿐 아니야. 더 이상 나를 보고 아무도 웃지 않아.
모두의 어두운 표정, 슬픈 얼굴, 두려워하는 얼굴,
우는 모습을 보는 게 힘들어.
악당은 왜 이렇게 힘든 거야?
Na : 결론은 생각보다 간단해 보였어요.
유삐가 잭의 어깨를 토닥여 주며 말했어요.
유삐 : 그럼 원래대로 돌아가면 되잖아.
달콤한 바나나맛 사탕 같은 착한 잭 말이야.
Na : 잭은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어요.
잭 : 그건 싫어. 매일 매일 착한 건 너무 너무 힘들다고.
Na : 잭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털어놓았어요.
♪ 매일매일 착한 건 너무너무 힘들어 ♬
매일 매일 착한 건 너무너무 힘들어
매일 매일 착한 건 너무너무 힘들어
친구들의 부탁에 매일매일 지쳐가
엄마의 부탁에 매일매일 힘들어
하루종일 발을 동동 나는 착한 토끼
하루종일 바빠바빠 나는 착한 토끼
하기 싫은 일만 산더미
매일 매일 착한 건 너무너무 힘들어
매일 매일 착한 건 너무너무 힘들어
Na : 친구들의 부탁을 들어주느라 힘들 때, 정작 친구들은 신나게 놀고 있었다고 했어요.
핑키 : 그럼 당연히 화가 나지.
Na : 핑키가 주먹을 불끈 쥐고 대신 화를 내 주었어요.
코니 : 친구 부탁을 거절하면 되잖아.”
잭 : 거절을 어떻게 해? 난 못해.
Na : 유삐는 이제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어요.
유삐 : 그래서 악당이 되고 싶었던 거구나.
악당에게는 아무도 부탁 따위 하지 않을 테니까.
잭 : 응, 그런데 악당도 쉽지 않았어. 처음엔 신났는데
다들 나만 보면 도망가니까 마음이 너무 슬프고 외로워.
그렇다고 맨날맨날 착해지는 건 싫어. 맨날맨날 악당이 되는 것도 싫어.  나 이제 어쩌면 좋아?”
Na : 잭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더니 엉엉 울기 시작했어요.
유삐 : 맨날맨날 착한 잭이 될 필요도 없어.
Na : 유삐가 잭에게 손을 내밀었어요.
핑키 : 맨날맨날 악당이 될 필요도 없지.
Na : 핑키가 다른 손을 잡아주었어요.
잭은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잭 : 악당도 아니고 착한 것도 아니라면, 어떤 거야?
유삐 : 네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는 잭. 그거면 돼.
핑키 : 부탁을 들어줄 때 기쁜 마음인지 생각해봐.
싫은 마음이 들면 안 해도 돼.
코니 : 들어줄 수 없는 부탁 같은 건 거절하면 되니까.
잭 : 거절? 그런 어려운 걸 어떻게 해? 난 못해.
차라리 악당이 되는 게 낫지.”
Na : 유삐는 무릎을 치며 말했어요.
유삐 : 잭의 진짜 소원이 뭔지 알겠다. 기다려봐.
봐둔 게 있으니까.
Na : 잭 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어리둥절해서
유삐를 쳐다보았어요.
Na : 유삐는 엘 할머니 서랍에서 껌을 하나 꺼내 주었어요.
유삐 : 거절 껌 이야.
할머니가 샘플로 만들어두셨던 게 남았나봐.
Na : 껌 통에는 6개의 껌 세트가 들어있었어요.
잭 : “미안하지만 껌”
“나도 하고 싶지만 껌
“오늘은 안되겠어. 껌”
“다음에 도와줄게. 껌”
“지금은 바빠.껌”
Na : 6번째 껌에는 ‘초강력 껌’이란
글자가 크게 써 있었어요.
유삐가 여섯번째 껌의 설명서를 큰 소리로 읽었어요.
유삐 : 말도 안 되는 부탁을 계속하는
무례한 친구를 만났을 때 쓰시오
Na : 모두들 초강력 껌의 효과가 궁금했어요.
Na : 다음 날 부터 잭이 달라졌어요!!!
더 이상 악당도 아니고 매일매일 착한 잭도 아니예요.
이웃1 : 잭, 파자마 파티에 와줄래?
잭 : 나도 가고 싶지만 어떡하지?
그날 아빠랑 캠핑 가기로 했거든.
이웃1 : 아, 그럼 안되겠다.
파자마 파티를 다른 날로 바꾸면 올거지?”
잭 : 당연하지.
이웃 아줌마 : 잭, 당근밭의 당근 좀 뽑아주련?
잭 : 아줌마. 오늘은 안 되겠어요. 제가 무척 바쁘거든요.
이웃 아줌마 : 그래? 그럼 다음에 부탁하마.
Na : 거절 껌을 먹었더니
잭의 입에서 거절이 술술 나왔어요.
잭 : 아, 거절한다고 다 화를 내는 게 아니구나.
거절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하면 되는 거였어.
Na : 토미가 찾아왔어요.
토미 : 잭, 나 대신 영어 숙제 좀 해 줄래?
아참, 만들기 숙제랑 받아쓰기도.
Na : 잭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초강력 껌’을 꺼내 씹었어요.
유삐와 친구들은 잭의 입만 쳐다보았어요.
유삐 : 잭이 과연 어떻게 거절할까?
핑키 : 다시 악당이 되는 건 아닐까?
코니 : 토미를 한 대 칠 것만 같아.
Na : 기대도 되었지만 왠지 조마조마한 마음도 들었어요.
Na : 초강력 껌을 열심히 씹던 잭은 입을 쭈욱 내밀더니 풍선을 불기 시작했어요.
초강력 껌 답게 풍선은 엄청엄청 커지더니
‘펑’ 터졌어요.
그 순간, 잭의 입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어요.
잭 : 토미. 네 할 일은 네가 직접 하는 게 어때?
Na : 유삐는 자기도 모르게 열렬히 박수를 쳐주었어요.
거절 껌은 이제 빈 통만 남아있어요.
유삐 : 잭, 거절 껌이 더 필요해? 레시피를 찾아볼까?
Na : 잭은 씨익 웃으며 말했어요.
잭 : 괜찮아. 이제 거절하는 법을 알게 됐으니까.
Na : 엄마도, 친구 토미도,
이웃 아주머니도 잭에게 찾아와 사과했어요.
이웃 아줌마 : 잭, 미안하구나. 네가 할 수 없는 부탁까지 들어주는 걸 까맣게 몰랐지 뭐냐?”
이웃3 : 미안하구나. 다음부턴 잭의 부탁도 들어줄게.
토미 : 잭, 내가 잘못했어.
네가 숙제를 해주니까 자꾸자꾸 부탁하고 싶었어.
Na : 토미는 잘못된 부탁을 한 걸 사과했고,
이웃들도 잭이 그동안 무척 힘들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잭은 어깨를 활짝 펴고 환하게 웃었어요.
잭의 커다란 눈망울이 별처럼 반짝반짝 빛났답니다.
잭 : 나는 매일매일 착 하지도 않고,
매일매일 나쁘지도 않은, 그냥 나, 잭 이야.“
Na : 유삐와 친구들이 축하 파티를 하기로 했어요.
핑키 : 첫 소원 빵은 꽤 성공적이었던 것 같지?
Na : 유삐는 바나나 크림 빵을 입안 가득 넣고 우물거렸어요.
유삐 : 쉽지 않을 것 같아. 인생은 달콤한 바나나 맛만
있는 게 아니니까. 하지만 기대되기도 해.
Na : 코니가 담요 속에서 비밀을 털어놓듯
조그맣게 말했어요.
코니 : 얘들아, 그 악당 컵 케이크 말이야.
부작용이 있는 거 알고 있어?
유삐/핑키 : 뭣? 부작용?
Na : 모두 깜짝 놀라 돌아보았어요.
코니 : ‘부작용 - 악당이 먹으면 착해 진다.’
Na : 코니가 레시피 앱에서 작게 쓰인 글씨를 찾아냈어요.
코니 : 입 냄새 풀이 악당 컵 케이크 부스러기를 먹었나봐. 엄청 순해졌어.
Na : 유삐와 친구들은 코니의 핫초코 잔에 담긴
입 냄새 풀을 들여다보았어요.
Na : 입 냄새 풀이 순한 표정으로 모두를 향해
넙죽 절을 하더니 무시무시한 이빨 꽃잎이
순둥이 스마일 꽃잎으로 변했어요.
흐물흐물, 꿈틀꿈틀, 초록 덩어리마저 깜찍해 보였어요.
유삐 : 히야, 입 냄새가 아니라 좋은 냄새가 나는데?
핑키 : 무지개 스윗티향이야.
유삐 : 부작용 치고는 엄청 멋진데?
핑키 : 그래도 조심하자.
다음부터는 레시피를 끝까지 잘 살펴봐야겠어.
Na : 위시위시 베이커리의 첫 임무는 이렇게 끝이 났어요.
핑키 : 내일은 주말이야. 우리 뭐할까?
유삐 : 위시위시 숲으로 캠핑 어때?
유삐/핑키/코니 : 끼야
Na : 친구들은
위시위시 숲으로 캠핑 갈 생각에 신이 났어요.
캠핑에서 무시무시한 사건을 겪을 줄은 그때까진 까맣게 몰랐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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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삐와 친구들 오싹오싹 눈알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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