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바람
새롭게 피어나는 도시의 불빛들이
우리의 시작을 말해줄 거야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우릴 기다릴지
중요하진 않아
고요한 밤이 온다 해도
불 꺼진 가로등 아래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그림자 너머 사이로
조금씩 넘어가는 중이야
이 길의 끝에
겨우내 자란 풀잎 하나
보이지 않아도
그저 바람을 느껴볼래
불 꺼진 가로등 아래
그림자를 밟지 않고
둥글게 멈춘 이 순간이
영원하길 바래
모두 잠든 것 같아
조금 겁이 나
영영 겨울에 머물러도
괜찮을 텐데
따스한 바람
콧등을 스쳐 가는 도시의 꽃잎들
보다도 충분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