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퀴한 분필 가루와
알 듯 말 듯 한 급식 냄새
때맞춰 입은 동복 하복
탁탁 이던 라디에이터
시끌벅적 복도 소리와
눈부시게 환한 운동장
조각들로 남아 추억이 됐네요
첫사랑에 설렌 가슴과
첨 겪은 실연의 아픔과
그때 처음 마셔 본 쓴 술과
토닥거려 주던 친구들
다시는 못 꺼낼 것 같던
그댈 향한 나의 이야기
조각들로 남아 추억이 됐네요
말썽만 피던 어린 나와
방패 돼 주던 넓은 품과
잘 자라며 불러준 노래와
쌈짓돈 건네던 그 손을
첨 보내 드리던 그 날과
밤새 울며 그리던 날들
조각만이 남아 추억이 됐네요
바로 어제 일만 같은데
난 그대로인데
나와 상관없이 변해가는 날들
이젠 익숙할 법도 한데
그럴 때도 됐는데
아직 낯설기만 한 오늘과 내일
아직 낯설기만 한 오늘과 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