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거라 산동아 너를 두고 나는 간다
열 아홉 꽃봉오리 열 아홉 꽃봉오리
피워 보지 못한 채로
화엄사 종소리에 병든 다리 절며 절며
달비 머리 풀어 얹고 원한의 넋이 되어
노고단 골짜기에 이름 없이 쓰러졌네
살기 좋은 산동마을 인심도 좋아
산수유 꽃잎마다 설운 정을 맺어 놓고
열 아홉 꽃봉오리 피기도 전에
까마귀 우는 골에 나는야 간다
지리산 노고단아 화엄사 종소리야
너만은 너만은 영원토록 울어다오
잘 있거라 산동아 너를 두고 나는 간다
산수유 꽃잎마다 산수유 꽃잎마다
설운 정을 맺어 놓고
회오리 찬바람에 부모 효성 다 못하고
발길마다 눈물지며 꽃처럼 떨어져서
지리산 골짜기에 한을 안고 쓰러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