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었지
그땐 그게 끝이라 믿었는데
힘든 기억 점점 더 무뎌져 가네
어제보다 더
짙어지는 맘으로 살래
시간속에 더 깊어지는 와인처럼
불과 몇 년전
답이 없는 암흑기 였어
이렇게 아픈
상처들은 아물리 없어
생각했지 산다는건 다 부질 없어
내일 없던 그때의
하루는 너무 길었어
속이 타 밥 대신 술을 먹고
대인 기피증이
주는 외로움을 먹고
무거운 입술은 말 문을 닫았어
밝은 세상이 싫어
집에서만 살았어
내내 안자른
머리만큼 자란 절망감
줄어드는 체중만큼
희망은 더 말라
주변의 걱정이
싸구려 동정이라며
모난 자존심은 전화기를 꺼
예술가를 빙자한 백수
빛 못보는 민망한
재주 가진 놈아
밤새 자책하고 모독해
밑빠진 독에
허무하게 시간을 부었지
참 오래 그렇게
어리석었지
그땐 그게 끝이라 믿었는데
힘든 기억 점점 더 무뎌져 가네
어제보다 더
짙어지는 맘으로 살래
시간속에 더 깊어지는 와인처럼
운명은 내 계획을
닭목처럼 비틀었어
삐뚤어져 날 위한
격려 혹은 조언에도
괜히 뭐 뀐놈이 성냈어
시작조차 없이 결과를 겁냈어
운전대를 건냈어 남에게
차 주인은 난데
길막힌다 남 탓만해
노력없는 막연한
기대감은 남산 만해서
그만큼 더 실망만 했어
허나 꿈에 대한 열망이
죽음마저 허물었어
또 내 이름처럼 철들었어
goodbye yesterday
이제 난 faster and stronger
긍정이 빚어낸 슬로건
실수는 하더라도
더 이상 실패하지 않아
떳떳하다면 나를 질책하지 않아
대가 땜에
도전을 지체하지 않아
난 인생을
깊게 사는 사람 와인처럼
어리석었지
그땐 그게 끝이라 믿었는데
힘든 기억 점점 더 무뎌져 가네
어제보다 더
짙어지는 맘으로 살래
시간속에 더 깊어지는 와인처럼
인생은 아네모네 같지
때론 슬프지만 참 아름답지
잃어버린 것 만큼
더 채워지게 되는걸
신이 만든 균형은 딱 황금같지
앞으로 잘해볼게 다시
어떤 힘든때도 사람답게 살길
깊고 은은한 맛을
내는 와인이 되고파
두눈을 감게 되는 날까지
어리석었지
그땐 그게 끝이라 믿었는데
힘든 기억 점점 더 무뎌져 가네
어제보다 더
짙어지는 맘으로 살래
시간속에 더 깊어지는 와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