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절에 딸린 암자에서 글공부를 하던 도령이 있었어. 어느 날 도령은 마루에 앉아 자기의 손톱 발톱을 깎고 있었단다. 그 옆을 지나던 스님께서 말씀하셨지.
“어험. 손톱을 함부로 버리면 나쁜 일이 생기니까 잘 싸서 버려라.”
“네. 알겠습니다.”
냉큼 대답은 했지만 도령은 손톱을 싸서 버리기가 귀찮았어.
‘쳇, 뭐 이까짓 것을 가지고!’
도령은 손톱 발톱 깎은 것을 모아 숲에다 그냥 휙 던져버렸지.
시간이 흘러 절에서 공부하던 도령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어.
“이 절에서 글공부를 한 것이 벌써 3년이나 시간이 지났구나. 내일은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도령은 절로 기운이 났어. 서둘러 짐을 챙겨 집으로 향했지.
“저기 우리 집 대문이 보이는 구나! 허허, 가슴이 뛰는 구나. 어서 가야지.”
멀리서 집 대문을 보자 도령은 가슴이 콩닥콩닥, 빨리 가족들을 만나고 싶었지.
“어머니, 아버지!”
대문 밖에서 큰 소리로 외치며 대문을 밀었어.
막 대문에 들어서며 고개를 드는 순간 도령은 깜짝 놀랐어. 자기랑 똑같이 생긴 도령이 마당에 떠억하니 서서 도령을 보고 있는 거야.
“너, 너, 넌 누구냐?”
절에서 온 도령이 물었어.
“나? 난 이 집 아들이다. 그러는 넌 누구냐?”
집에 있던 도령이 대답했어.
“뭐? 내가 이 집 아들이야. 절에서 공부를 마치고 지금 돌아온 거야!”
절에서 온 도령이 말하자 집에 있던 도령이 콧방귀를 뀌었어.
“난 절에서 3년 공부를 마치고 일주일 전에 돌아왔다. 어서 썩 꺼져!”
둘이서 옥신각신 하는 소리에 집안 사람들이 마당으로 몰려들었어.
“에구머니나!”
큰 방에서 나온 어머니는 깜짝 놀라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어.
“헉, 저런!”
담뱃대를 들고 있던 아버지도 깜짝 놀라 담뱃대를 떨어뜨렸어.
“뭐야, 무슨 일이야?”
"이게 어찌된 일이래?"
머슴들도 웅성거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