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씩 네가 아닌
다른 널 만나면
내 안에 아직은 남아 있는
너의 냄새가 피어나
아무것도 아니었을
너의 날들에 난
두 손이 묶인 채 벗어나지
못하고 허덕이고 있어
날 좀 놓아줘
날 좀 놓아줘 제발
날 좀 내버려 둬
날 좀 내버려 둬 제발
작은 네 기억을 마주할 때마다
무심코 떠오르는 그런 니가 이제
익숙해져야 하는데
익숙해지고 싶은데 왜 그럴까
당연한 일이었는데
너는 여기 없는데 왜 그럴까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낯선 이 떠오름들이
날 좀 놓아줘
날 좀 놓아줘 제발
날 좀 내버려 둬
날 좀 내버려 둬
뿌리치려고 해도
달아나려고 해도
그럴수록 니가 선명해져
그때의 바보 같았던 내 모습을
더는 떠올리기가 싫은데
날 좀 놓아줘
날 좀 놓아줘 제발
날 좀 내버려 둬
날 좀 내버려 둬
날 좀 놓아줘
날 좀 놓아줘 제발
날 좀 내버려 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