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말 늦은 오후
해가 넘어가고 있어
아직 따뜻한 이 도시를
걷고 있는 사람들 속엔
우리도 있겠지
너와 내가 걷고 있어
앞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아직 겨울도 아닌데
이 순간이 추워지는 건
우리 사이에 불어든 바람 탓일까
이 거리에 흘러가는 바람이 지나고
해가지면 어둠이 찾아와 죽어가는
도시에 희미해지는 불빛 속에
너도 사라지면 난
그저 멍하게 저만치 떨어져
뒷모습만 바라보고 서 있네
너와 내가 걷고 있어
떨어진 낙엽 위로
내 옆에서 느껴지던
아른한 너의 숨소리도
한 순간 흩어져 눈 앞에 번져가네
이 거리에 흘러가는 바람이 지나고
해가지면 어둠이 찾아와 죽어가는
도시에 희미해지는 불빛 속에
너도 사라지면 난
그저 멍하게 저만치 떨어져
뒷모습만 바라보고 서 있네
이 거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