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멘 음악대 3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브레멘 음악대

깊은 밤이 되자 도둑들은 자기들의 집에 불이 꺼진 것을 확인했어. 집 안도 조용한 것 같았고 말이야.
"이런, 겁먹을 필요 없었는데."
대장은 화가 난 듯 말했어. 그리고는 옆에 있던 부하를 꾹 찌르며 명령했지.
"야~ 어서 가 봐. 가서 무슨 일이 있나 확인하고 와."
부하 도둑이 집으로 살금살금 들어갔어. 집은 쥐 죽은 듯 조용했지.
"불이 어디 있었지? 옳지. 부엌으로 가야지."
부하 도둑은 불을 켜려고 부엌으로 갔어.
"저기 촛불이 있었나? 우선 저거라도 잡아야겠다."
글쎄, 어둠 속에서 이글이글 빛을 내는 고양이의 두 눈을 촛불로 착각을 한 거야. 부하 도둑은 촛불을 잡으려고 가까이 다가갔지.
"어딜! 야옹!"
고양이가 그 부하 도둑의 얼굴에 재빨리 뛰어올라 바로 할퀴었지.
"으악, 사람 살려! 사람 살려!"
부하 도둑은 기겁을 하고 도망쳤어. 그는 뒷문으로 나가려고 문을 잡았지.
"멍멍!"
문 뒤에 누워 있던 개가 펄쩍 뛰어올라 도둑의 다리를 꽉 물었어.
"헉!"
부하 도둑은 숨이 멎는 것 같았어. 소리칠 기운마저도 남아 있지 않았지. 그는 남아있던 힘을 다해 마당으로 뛰어나왔어.
"히잉히잉!"
그런데 마당 한쪽 두엄 더미에 있던 당나귀가 뒷발로 도둑을 힘껏 걷어찬 거야. 게다가 이 와중에 잠에서 깬 수탉마저 큰 소리로 고함을 질러대기 시작했어. 한밤중에 들리는 수탉의 소리는 너무 커서 마치 커다란 괴물이 내는 소리 같았어.
"꼬끼오꼬끼오, 꼬끼오꼬끼오!"
"아이고! 아이고야! 대, 대장! 나 좀 살려줘요! 사람 살려!"
부하 도둑은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대장에게 달려갔어.
"저, 저, 저 집에는 지금 마녀가 있어요. 마녀가 기다란 손가락으로 제 얼굴을 할퀴어서 도망쳤는데 문 앞에 있던 괴물이 제 다리를 꽉 잡고 놓지 않으려고 했어요.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마당으로 나오니 한 거인이 몽둥이로 저를 마구 때렸어요. 지붕 위에서 모든 걸 지켜보던 용 한 마리가 '저 놈 잡아라. 저 놈을 잡아라!' 하고 고함을 쳤고요. 전 다시는 저 집 근처에도 가지 않을 거예요."
부하 도둑의 보고를 듣고 겁이 난 도둑들은 그 집 근처에는 얼씬 거리지 않았지.
"난 이 집이 정말 마음에 들어. 히잉히잉!"
"나도. 멍멍."
"여긴 처음부터 내 집이었던 것 같아. 야옹! 야옹!"
"집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아. 꼬끼오!"
동물들은 서로 바라보며 방긋 웃었어. 그러고는 죽을 때까지 그 집에서 서로 도우며 행복하게 살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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