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 안 오셔도
이래저래도 어떻게든
그럭저럭 살아
나 가끔 그냥 가끔씩
통화버튼 누르면
하던건 잠깐 STOP
괜찮아요 안 오셔도
다 컸어요 저도
당연히 밥 먹었죠
아직 반찬 남았죠
집 떠나 살기 그리 쉽지는 않아요
가끔 집 밥이 그리운
이 마음 아나요
맞아요
집에 밥은 고사하고
냉장고 속에는 맥주 캔뿐이고
통장잔고도 맨날 달고 사는
신용카드 덕에
마이너스 아닌게
다행이야 어떡해
괜찮아요 밥은 걸러도
커핀 마시니까
항상 집 비니까
밤 늦게도 시간 구애 받지 않고
잘 노니까
고삐가 풀려 자유를 만끽하는
지금이 참 좋아
근데 말야
사실 좋지만은 않아
꺼진 불을 켤 때 마다
먼지 잔뜩 쌓인 바닥
덜 마른 빨래
싱크대엔 접시 가득
타향살이 별 다를 바 없겠지 다들
괜찮아요 안 오셔도
이래저래도 어떻게든
그럭저럭 살아
나 가끔 그냥 가끔씩
통화버튼 누르면
하던건 잠깐 STOP
괜찮냐는 너의 말에
못 지낸단 말 할까 말까
괜찮아 오지 않아도 돼
올해가 가기 전에는 한 번 보자
괜찮아 다음 명절 때 보면 되잖아
번화가에서 또 마주칠 수 있잖아
고향친구 만나려면
추석 또는 구정 돼야
볼 수 있다는 현실이 참 짖궂어
학교에 회사에 사업에
치여 산다고 힘에 부친다고
한숨 섞여있던 목소리
나 해줄거라곤
가끔 안부 전화 걸기
바쁜거 끝나면
내가 한 번 갈게 거기
괜찮아요 안 오셔도
이래저래도 어떻게든
그럭저럭 살아
나 가끔 그냥 가끔씩
통화버튼 누르면
바쁜척은 말아줘
Oh 나야 기억나니 그 때
우리 정말 재미있었는데
조금 먹었어
나 안 괜찮았는데
괜찮아 나 이정도로
짧은 통화로 한동안
그럭저럭 살아
나 가끔 너 가끔씩
통화버튼 누르고
괜찮아요 안 오셔도
이래저래도 어떻게든
그럭저럭 살아
나 가끔 그냥 가끔씩
통화버튼 누르면
바쁜 척은 말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