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믿지 못할 말이 있다면
처녀가 시집을 안 간다는 말
우리 옆집에 영심이 언니
시집을 안 간다고 우기더니
아 글쎄 노총각과 눈이 맞아서
올 봄에 결혼한대요
(시집을 가긴 왜가 혼자사는게 속편하지
혜연아 너도 시집 가지말고 혼자 살아라, 그래라)
골백번도 더 넘게 말해 놓고선
결혼이 웬말이야
하지만 어쨌든 잘된 일이야 잘된 일이야
세상에 믿지 못할 말이 있다면
늙으면 어서빨리 죽어야 한단말
우리 옆집에 영찬이 할머니
늙으면 죽어야지 타령이지만
아침마다 조깅에 몸에 좋단 건
뭐든지 다 드신데요
(글쎄 늙으면 죽어야돼 영감이고 자식이고 다 소용없어)
귀가 따갑게 말해놓고선
보약이 웬말이야
하지만 어쨌든 잘된 일이야 잘된 일이야
세상에 믿지 못할 말이 있다면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는 말
우리동네 공보하저씨
밑지고 파는거라 우기더니
들리는 소문에 집도 사놓고
땅도 사뒀다나요
(아 이걸 팔아도 남는게 하나도 없다니까 본전도 안남아요)
바득바득 열내며 말해놓고선
어느새 돈을 벌었지
하지만 어쨌든 잘된일이야 잘된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