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이원수 시, 백창우 곡>
울타리 밖에 선 해바라기는
갓났을 때부터 버림받았다
꽃밭에 물 주는 누나도
이까짓 게 꽃이냐고 본체만체
뜰 쓸던 할아버지가 몇 번이나
빼 버리려다 두셨다는 해바라기
해바라기야
해바라기야
너는 혼자 외롭게 자랐건만
커다란 아주 커다란 꽃이 폈구나
언니보다 더 큰 키
부채보다 큰 잎새
그 위에 쟁반 같은 황금꽃은
화초밭이 왼통 시드는 날도
해님을 쳐다보고 웃고만 있네
해바라기야
해바라기야
너는 내 동무
해바라기야
해바라기야
너는 해님의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