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잠자리 집을 지은 굴다리를 넘나들고
지붕위에 빨간 고추 햇살에 익는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앞마당 누렁이도 꼬박 졸고
논둑길에 송아지는 엄마찾아서
음메 불러요
한가로운 시골집에 한낮이 지나면
귀뚜라미 소리따라 가을이 익어간다
흰눈 쌓인 시골집에 저녁연기 피어오르면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할아버지 들려주는 옛날얘기를
재미있게 듣고있다 꼬박 졸고
화롯불에 구워놓은 감자를 꺼내
호호 불지요
한가로운 시골집에 한밤이 깊어가면
다듬이 소리 똑딱똑딱 멀리서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