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어렸을적 꿈이 수영선수였어요
그래서 쪼금,
아주 쬐금 수영을 할 줄 알아요
뭐 한강을 건너갈 정도라고나 할까요?
그녀는 말이죠
아주 쪼그맣고 예쁜 입술로
즐거운듯 조잘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물에 대한 얘기라면
뭐가 그렇게 신나는지
정신없이 어깨를 흔들어가며 얘길했죠
평소엔 말이 없고
그저 넉넉한 몸매만큼
넉넉한 미소로 답하던
그녀가 어찌된건지
물과 관련된 얘기만 나오면
영 딴판이 되어버리니까
뭐, 그렇다고 수다스러울 정도라는 건 아닙니다
비가 너무 좋아요
그냥 그래요
난 비가 내리면 어쩔줄 모르겠어요
네, 옷이 한벌이라서 그러냐구요?
아니예요 그냥 그냥 그래요
아, 그럼 술도 좋아하냐구요?
별로예요
하지만 전 맥주보다는 쏘주가 더 좋아요
물론, 쏘주보다는 양주가 더 좋구요
제 주량요?
각기 제 병으로 3병 정도예요
맥주, 소주, 양주, 3병, 얼마 안되죠
네? 제가 배가 나온 이유를 알겠다구요?
그리 곱게 생기지는 않았어도
한꺼번에 두 팔로 안아지지 않을만한
허리를 지니고 있지는 않았어도
전 그녀가 맘에 들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지
그녀 맘에 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전 수영은 물론이고
술도 한잔이며 영원한 천국이였구
비는 더욱 더 싫어했으니
고민이 아닐 수 없었죠
그러나 전 그녀는 사로잡고 싶었으니
할 수 없었습니다
큰 결심을 하고
다 털어놓기로 맘을 먹었죠
그래서 전 해가 어슴프레하게 지는 저녁
으슥한 한강변으로 그녀를 데리고가
보트를 탔습니다
분위기를 적당히 잡은 후
죽기 살기로 고백을 하리라
근데, 그런데 말이죠
스쳐가는 바람처럼 와 닿는 생각, 아시죠?
제가 수영을 못하는 것
만약 이 보트가 그녀와 나의
불균형한 몸무게를 이기지 못해
뒤집혀지기라도 한다면
아, 그 때의 그 초라한 몰골
비참한 나의 최후
허우적거리는 나의 나의
정태씨 갑자기 일어나면 어떡해요 어~~
제가 깨어났을 땐 그녀는 제 옆에 앉아 있었고
전 그녀와의 쓰디쓴 이별만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근데 이게 웬일이죠?
그녀가 제게 던진 말은 그말은 말이죠
정태씨, 너무 너무 멋져요
전 감격했어요
전 정태씨처럼
그렇게 물 잘 먹는 남자는 첨 봐요
너무 맘에 들어요
아, 전 정말 행복한 사냅니다